기업은행 中 대출 57% 늘 때 산업은행은 美 대출 74%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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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 중국 대출 57%↑…증가분 대부분 금융기관 단기 운용
산은 중국 19%↓·미국 74%↑…공급망 재편에 포트폴리오 변화
기은, 833억 금융사고로 비대면 플랫폼 대출 중단⋯건전성 주목

(AI 생성)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의 해외 자금 운용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2년간 중국 대출을 60% 가까이 늘리며 전체 해외 대출의 절반가량을 중국에 집중한 반면, 산업은행은 중국 대출을 줄이고 미국 대출을 70% 이상 확대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두 국책은행의 자금 배분이 뚜렷하게 대비되면서, 해외자산의 국가별 편중 위험과 건전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국 대출금은 38억300만달러로 2년 전인 2024년 6월 말(24억2800만달러)보다 56.6%(13억7500만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대출금(82억8200만달러) 증가액(29억4300만달러) 중 46.7%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전체 해외 대출 중 중국 비중은 45.9%에 달했다. 반면 미국과 인도네시아 대출금 증가율은 각각 24.2%, 31.9%에 그쳤다.

반면 산업은행은 '탈(脫)중국·친(親)미국' 기조를 뚜렷하게 보였다. 산업은행의 중국 대출금은 2년 전 74억9700만달러에서 올해 60억4300만달러로 19.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 비중도 19.9%에서 13.8%로 6.1%포인트(p) 축소됐다.

줄어든 중국 자금은 미국으로 향했다. 산업은행의 미국 대출금은 41억6500만달러에서 72억3900만달러로 73.8%(30억7400만달러) 급증했다. 이 기간 전체 해외 대출 증가액(60억2000만달러)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집중됐다. 2년 전만 해도 중국 대출 규모가 미국의 1.8배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대출금과 유가증권을 합친 전체 해외 운용자산에서도 격차는 두드러졌다. 기업은행의 중국 자산 비중은 31.6%에서 33.7%로 2.1%p 상승한 반면, 산업은행은 17.1%에서 12.2%로 4.9%p 낮아졌다. 산업은행의 전체 해외 대출 규모는 기업은행의 5.3배에 이르지만, 중국 대출 비중만큼은 기업은행이 산업은행의 3.3배에 달한다.

이처럼 두 은행의 행보가 갈린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현지 투자와 생산시설 확대로 자금 수요가 급증한 반면, 중국에서는 국내 제조 기업들의 생산거점 다변화와 철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은행은 중국 대출 증가가 일반 기업 대상 대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 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은 중국 현지 금융기관에 대한 은행간 대여금, 콜론 등 단기성 금융거래에 따른 운용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해외자산의 국가별 편중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 중국법인의 위험가중자산은 4조1532억원으로 해외 자회사 중 최대 규모다. 최근에는 중국법인에서 833억원 규모의 외부인 사기 대출 사고가 발생해 비대면 대출이 전면 중단되고 현지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은행 간 단기 자금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더라도, 현지 법인의 내부통제와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부담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 정세에 따라 국가별 자금 흐름이 달라지는 만큼 국책은행도 대출 규모뿐 아니라 자금 성격과 거래상대방의 위험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특정 국가에 대한 자금 집중도와 해외법인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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