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은 2.2조 감소…신용대출 3조 급감
증시 부진·금리 상승에 대출 수요 위축…이자 부담 확대

가계대출 증가세가 증시 부진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급격히 꺾이면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올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집값 상승 기대와 잔금대출 수요가 맞물려 여전히 3조원 넘게 늘어나 대출 규제의 안착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9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2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빚이 순감으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자 올해 들어 처음이다.
신용대출(-3조원)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5조5000억원 증발하며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반면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3조3000억원 불어나 증가세를 지속했다. 업권별로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8000억원 급감했다. 상호금융권(-7000억원), 여전사(-9000억원), 보험사(-8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 등 전 업권에서 일제히 잔액이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 역시 석 달 연속 둔화 흐름을 보였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98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7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7월과 8월(3조5000억원)에 이어 9월까지 3개월 연속 축소됐다.
은행권 대출 둔화세를 이끈 것 역시 기타대출이었다. 9월 중 은행권 기타대출은 2조3000억원 줄어 전월(-6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1조7000억원 확대됐다. 증시 침체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동원한 주식 투자 수요가 급속히 얼어붙은 영향이다.
한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도 빚 부담을 키웠다. 한은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씩 연속 인상해 연 2.50%에서 3.00%로 상향 조정했다. 시중 대출금리가 단기간에 치솟으면서 차주들의 신규 대출 수요를 강하게 제약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도 줄었다.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955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9000억원 늘었으나, 8월 증가폭(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2000억원 축소됐다. 전세자금대출은 9000억원 줄었다.
금융당국은 주택 거래량 둔화와 명절 상여금 유입, 분기 말 부실채권 매각 등 계절적 요인이 복합 작용해 전체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7월 6만3000호에서 8월 4만8000호로 떨어졌고, 입주물량도 8월 1만9000호에서 9월 1만4000호로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주택 구입을 미루거나 대출 규모를 줄이는 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며 "대출규제와 금리 부담이 맞물리면서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도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