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운송업체에 부과한 460억 과징금은 2023년 대법서 최종 취소

포스코가 18년간 철강제품 운송료를 담합한 운송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28억원의 배상을 인정받았다.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운송업체들에 부과한 460억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이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돼 금전적 제재의 실효성이 약화된 가운데, 포스코는 민사소송을 통해 담합에 따른 일부 피해를 배상받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최근 포스코가 CJ대한통운, 삼일, 한진, 동방, 천일정기화물자동차, 천일티엘에스, 해동기업 등 7개 운송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28억원을 공동 배상하라’는 취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1심 선고 이후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배상 및 금액은 확정됐다.
재판부는 “피고 업체들은 물량을 배분하고 낙찰예정자, 들러리사 및 투찰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포스코는 이로 인해 경쟁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피고 업체들과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쟁입찰 담합으로 운송료가 오르자 수의계약 운송료도 따라 인상됐다면서 이 부분도 손해 배상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 업체 직원들은 공정위 조사 당시 ‘낙찰단가가 수의계약 단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찰가격을 합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면서 “낙찰단가 뿐만 아니라 수의계약 단가의 하락을 방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투찰가격을 합의했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담합이 없었을 경우 형성됐을 운송료를 추정하는 감정 등을 진행해 46억원의 손해액을 산출했다.
다만 최종 배상책임은 60%인 28억원으로 제한했다. 통계 추정에 기반한 감정이 완전할 수는 없는 점, 포스코가 철강 운송시장에서 사실상 수요를 독점하는 압도적 지위에 있는 점, 포스코가 제품 가격 등에 운송비 상승분을 반영해 손해를 일부 줄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소송이 6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피고 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지연손해금이 늘어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앞선 2001년 포스코는 코일, 후판, 선재 등 초중량 철강 제품의 운송 체계를 기존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변경했다.
피고 업체들은 이에 사전에 낙찰받을 물량을 배분하고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한 뒤 입찰에 참여했다.
공정위는 2020년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적발했고, 피고 업체들이 2001년부터 2018년까지 18년간 담합 행위를 벌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4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피고 업체들은 2021년 공정위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 판결이 나면서 사실상 공정위의 금전적 제재는 기능을 잃게 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들의 담합행위 자체는 인정했으나, 공정위가 2009년과 2012년의 과징금을 산정한 기준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봐야 한다며 납부명령을 취소했다.
포스코는 이와 별개로 2021년 피고 업체들에게 담합으로 형성된 운송료의 차액을 배상하라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배상 기간은 소멸시효 등을 고려해 2011년~2018년 사이 체결한 운송계약으로 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