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조사 거부에 여야 일제히 질타...“美 상장이 특혜냐” [국감]

기사 듣기
00:00 / 00:00

쿠폰 비용 전가 의혹 조사 네 차례 무산
與野 “나쁜 선례”…공동 대응 촉구
주병기 “조사권 무력화 땐 법 집행 불가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를 비판했다.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쿠팡이 잇따라 조사에 불응하자 국회 차원의 공동 대응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공정위 조사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는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공정위는 8월 쿠팡이 할인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경쟁 온라인몰보다 쿠팡의 판매가격이 높을 경우 할인쿠폰을 제공하면서 그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가 핵심이다.

그러나 쿠팡은 사전통지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8월 19일부터 네 차례 현장조사를 시도했지만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쿠팡은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며 조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행정조사기본법은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는 경우 사전통지 없이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예외 규정에 따라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쿠팡은 조사 7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며 사전통지 없는 조사의 적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쿠팡은 현장조사 결정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3일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으나 쿠팡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의 법 집행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그런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굉장히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공정위에서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 아니라 정무위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며 결의문 채택이나 위원장 또는 여야 간사 명의의 입장 발표를 제안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기업이 거부해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라며 "쿠팡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익과 온갖 혜택을 얻어가면서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여야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박상혁 민주당 간사와 서일준 국민의힘 간사에게 대응 방안을 협의하도록 요청했다. 기업이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며 현장조사를 거부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입법 보완을 검토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 조사권이 법 집행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조사 권한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경제적 약자들의 최후의 보루인 공정거래법 관련 법 집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 불응에 대한 제재 강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조사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