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4명과 민주당 3명 등 상원의원 7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계속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푸틴에게 재정적 생명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행정부에 “즉각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행정부가 의회와의 협의나 법률상 요구되는 설명 없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2022년 의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NBC방송에서 경유 구매가 강행될 경우 “대통령이 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말할 정당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법적 권한을 활용해 이를 이행할 것”이라며 대러 제재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는 미국 국민에게 좋은 일”이라며 러시아산 공급 확대가 경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대러 제재법은 고(故)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이름을 땄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온 그레이엄은 지난 8월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후 의회는 그가 주도해온 대러 압박 기조를 기리기 위해 러시아의 에너지·금융 부문과 제재 회피에 이용되는 ‘그림자 선단’ 등을 겨냥한 전방위 제재법을 처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서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11월 50만t, 이후 100만t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경유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에 근접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러시아 정유시설 상황에 따라 단기간에 300만t을 더 공급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에 맞춰 러시아산 경유의 미국 수입 등을 내년 4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경유 물량이 세계 공급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이어서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