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사 참여 14년 만에 국내 LNG 공급 결실
생산·운송·판매 선택지 늘려 수급 변화 대응

국내 민간발전사 최초로 LNG를 직접 들여온 도전이 20년간의 공급망 투자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06년 광양발전소 직도입을 시작으로 해외 가스전과 액화시설, 운반선, 판매망을 확보해왔다. 호주 바로사에서는 사업 참여 14년 만에 첫 LNG를 국내로 들여왔다. 발전소 연료를 사오던 기업이 생산부터 운송·판매까지 연결하는 사업자로 성장한 것이다.
출발점은 연료 조달 경쟁력이었다. 인도네시아 탕구 프로젝트와 장기계약을 맺고 LNG를 직접 수입해 광양발전소에서 사용했다. 초기에는 공급처와 소비처가 정해진 구조였다. 이후 자체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여러 수요처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바로사는 장기 투자의 대표 사례다. SK E&S는 2012년 사업에 참여해 가스전 지분 37.5%를 확보했다. 매장량 평가와 설계, 인허가, 설비 건설을 거쳐 올해 2월 첫 국내 물량이 보령 LNG터미널에 도착했다. 다윈 LNG플랜트 지분도 25% 보유한다. 해상에서 생산한 가스를 해저 배관으로 보내 액화한 뒤 운반선에 싣는 구조다.
바로사에서 확보한 물량은 연간 약 130만t이다. 기존 약 600만t 규모의 수요 안에서 활용한다. 장기계약과 자체 생산, 현물 구매를 함께 운용하는 만큼 바로사 물량이 들어오면 시장에서 그때그때 사오던 비중을 낮출 수 있다. 생산량 전체를 판매할 고객을 새로 찾아야 하는 구조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생산과 액화를 연결했다. 2014년 우드포드 셰일가스전에 투자했고 프리포트 시설을 활용해 천연가스를 수출용 LNG로 전환한다. 현지 법인이 가스 조달과 배관 운송, 액화에 필요한 전력 구매까지 관리한다. 장기간 축적한 미국 시장 운영 경험도 사업 경쟁력이다.
운송 기반도 갖췄다. 20년 장기용선으로 확보한 LNG선 4척을 미국 프리포트 물량에 활용해왔으며 올해부터 바로사 물량도 운송한다. 전체 물량을 모두 담당하지는 않지만 선박을 장기간 확보해 운송 일정과 운임 변동에 대응한다.
판매망은 국내 발전소에서 해외로 확장한다. 중국에서는 깐위 터미널을 판매거점으로 확보했고 베트남에서는 발전사업을 통한 신규 수요 개발을 추진한다. 다만 베트남은 사업개발 단계로 공급 시기와 바로사 물량의 공급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시설을 확보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가스전과 액화시설에는 지분을 투자하고 운반선은 장기용선으로 이용한다. 보령 LNG터미널은 지분 매각 후에도 장기 사용권을 유지한다. 모든 시설을 소유하기보다 필요한 기능에 맞춰 투자와 계약을 병행하는 것이다.
핵심은 시장 변화에 대응할 선택지를 확보하는 데 있다. 공급처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물량을 활용하고 국내외 수요를 보며 판매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20년간 확보한 자산을 연결해 운영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셈이다.
강륜권 SK이노베이션 E&S 경영기획실장은 호주 사업 설명회에서 “LNG 사업에서 통하는 개념은 옵션의 경제라고 생각한다”며 공급·운송·판매의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조합이 늘어나 시황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