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공 340명 신설·반도체학과 인기…의대와 중복합격 이동도 변수

2027학년도 4개 과학기술원(과기원) 수시모집에 3만3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전공 신설로 모집인원이 늘어난 데다 반도체 등 첨단 이공계 학과 선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과기원은 수시모집 6회 지원 제한을 받지 않아 의대 모집인원 확대와 맞물려 향후 중복합격자들의 이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종로학원이 2027학년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울산과학기술원(UN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개 과기원 수시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원자는 총 3만334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2만4423명보다 8926명, 36.5% 증가한 규모다. 5년 전인 2022학년도 1만3315명과 비교하면 2만34명(150.5%) 늘어 2.5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과기원 수시 지원자는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학년도 1만3315명에서 2023학년도 1만5443명, 2024학년도 1만8630명, 2025학년도 2만1029명, 2026학년도 2만4423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섰다.
학교별로 보면 DGIST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DGIST에는 9208명이 지원해 전년(6182명)보다 3026명(48.9%) 증가했다. UNIST는 7919명에서 1만1211명으로 3292명(41.6%), GIST는 3331명에서 4536명으로 1205명(36.2%) 늘었다. KAIST도 6991명에서 8394명으로 1403명(20.1%) 증가했다.
모집인원 확대에도 지원자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쟁률도 높아졌다. 4개 과기원의 전체 모집인원은 지난해 1727명에서 올해 2067명으로 340명 늘었지만 평균 경쟁률은 14.14대 1에서 16.13대 1로 상승했다. 학교별 경쟁률은 DGIST가 28.60대 1로 가장 높았고 UNIST 19.84대 1, GIST 14.40대 1, KAIST 9.70대 1 순이었다.
올해 지원자 급증에는 AI 전공 신설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4개 과기원은 2027학년도부터 AI 관련 전공을 신설하면서 DGIST·UNIST·GIST가 각각 100명, KAIST가 40명 등 총 340명의 모집인원을 추가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높은 선호도도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연계한 반도체 계약학과의 경우 GIST 반도체공학과 지원자는 지난해 160명에서 올해 289명으로 80.6% 증가했다. 경쟁률도 6.40대 1에서 11.56대 1로 뛰었다.
DGIST 반도체공학과 역시 같은 기간 지원자가 267명에서 411명으로 53.9% 늘었고 경쟁률은 9.89대 1에서 15.22대 1로 상승했다. 반면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모집인원이 100명에서 40명으로 줄면서 지원자도 420명에서 185명으로 감소했지만 경쟁률은 4.20대 1에서 4.63대 1로 소폭 올랐다. UNIST 반도체공학과는 35명을 선발하며 학과별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개별 전형에서는 DGIST 일반전형 기초학부가 100명 모집에 4229명이 지원해 42.2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UNIST 일반전형 경영계열이 30.24대 1, DGIST 학교장추천 기초학부가 28.10대 1, UNIST 그릿인재전형이 24.80대 1 등을 기록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과기원 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의대와 일반대 이공계 학과 사이의 중복합격과 최종 등록 이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기원은 특별법에 따라 일반 대학과 달리 수시모집 6회 지원 횟수 제한에 포함되지 않아 수험생들이 일반대 수시와 별도로 지원할 수 있다.
특히 2027학년도에는 지역인재전형을 중심으로 의대 모집인원이 확대된 만큼 과기원과 의대에 동시에 합격한 상위권 수험생들이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일반대 이공계 학과까지 연쇄적인 추가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AI 관련 학과 신설로 모집인원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과기원 지원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AI·반도체 등 첨단 이공계 분야에 대한 수험생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까지 맞물려 과기원과 의대, 일반대 이공계 학과 간 중복합격자의 최종 선택과 이에 따른 합격선 변화에도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