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외면' 학습한 IPO 시장…몸값 낮아지고 자금은 선별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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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8월 새내기주들이 잇달아 공모가를 밑돌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몸값(기업가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8월 하순부터 희망가격보다 낮게 공모가를 정하거나 밴드 자체를 낮춘 기업이 잇따랐고, 일부 종목에는 조 단위 청약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가격을 낮춘 기업의 청약 성적도 엇갈리면서 자금은 기관 수요와 종목별 수급 여건에 따라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8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재상장을 제외한 코스닥 신규 상장사는 6곳이다. 이들의 8월 31일 종가를 공모가와 비교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23.6%로 집계됐다. 특히 희망가격 상단에서 공모가를 정한 딜리셔스·기도산업·니어스랩·케이앤에스아이앤씨는 각각 53.9%, 48.1%, 30.3%, 22.2% 하락해 평균 하락률이 38.6%에 달했다

가격 조정은 8월 말부터 나타났다. 스카이랩스는 8월 14~21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63.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뒤 희망가격 1만3000~1만6000원보다 낮은 1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 흥행은 저조했지만 지난 4일 상장 첫날에는 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 대비 135% 올랐다.

네오사피엔스는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219.56대 1에 그쳤고 공모가는 희망가격 1만3800~1만5800원보다 낮은 1만원으로 정해졌다. 이후 일반청약에서는 104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2조6195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21일 상장 첫날 종가도 3만43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43% 올랐다. 기관 수요는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낮아진 공모가가 개인투자자의 가격 부담을 덜어준 셈이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밴드 자체를 낮췄다. 회사는 지난 5월 최초 2만2000~2만7000원의 희망가격을 제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거치며 2만~2만4000원으로 한 차례 내렸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희망가격을 다시 1만5000~1만8000원으로 25% 낮추고 공모주식 수도 200만주에서 160만주로 줄였다. 최종 공모가 1만8000원은 새 밴드 상단이지만 최초 밴드 하단보다도 18.2% 낮다.

몸값 조정 이후 청약자금도 몰렸다. 빅웨이브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109.37대 1을 기록했고 참여 물량의 93.83%가 상단 이상을 제시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375대 1 수준, 증거금은 약 4조9512억원이었다.

기존 희망가격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종목에도 청약자금이 몰렸다. 와이즈플래닛컴퍼니는 기관 경쟁률 1248대 1을 기록해 희망가격 상단인 1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일반청약에서도 1477.65대 1, 증거금 3조5464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의 14.42%에 불과했던 점도 수급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브릴스도 희망가격 상단인 1만95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일반청약에서 1676.26대 1, 증거금 4조9031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조정만으로 투자 수요가 회복된 것은 아니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희망가격 1만3000~1만5000원보다 낮은 1만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회사는 위축된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신중해진 투자심리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123.19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57.15대 1에 머물렀다. 가격 부담을 낮췄지만 종목 자체에 대한 수요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새내기주 부진 이후 시장의 공모가 눈높이가 낮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가격만 낮춘다고 자금이 들어오는 시장은 아니”라며 “공모가는 투자자 판단의 출발점일 뿐이고, 기관 수요와 업종, 유통물량 등 종목별 조건에 따라 흥행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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