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전셋값 6개월 연속 ‘역대 최고’
공급부족 지속 땐 서울 곳곳 확산 가능성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10억원'의 의미가 달라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강남권 등 핵심지가 아닌 곳의 '국평 아파트' 한 채 값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전세 보증금이 돼버렸다. 노원구와 강북구 등 소위 외곽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도 10억원대 전세거래가 잇따르면서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전용 84.98㎡는 지난달 10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노원구 중계동 '동진신안' 전용면적 134.74㎡는 이달 11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중계동 '한화꿈에그린TheFIRST' 전용 121.28㎡와 '청구' 전용 115.47㎡도 각각 10억원에 계약됐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114.85㎡는 10억5000만원, 강북구 미아동 '송천센트레빌' 전용 114.48㎡는 10억원을 기록했다. 과거 강남권이나 마용성 일부 단지에서 주로 보이던 가격대가 서울 외곽 신축·대단지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10억원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으로 통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북 14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3년 하반기 9억원대 초반이었고 2024년에도 대부분 9억원대를 유지했다. 서울 전체 중윗값을 기준으로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2020년 말부터 지난해 10월까지 9억 5000만~10억 5000만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KB부동산 기준 평균 전세가격은 이달 7억2253만원을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3년 7월 5억6981만원까지 떨어졌던 평균 전셋값은 이후 반등해 올해 4월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고 7월에는 사상 처음 7억원을 돌파했다.
가격 기준선이 높아지는 속도도 빨라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6년 3월 처음 4억원을 넘어선 뒤 2020년 8월 5억원을 돌파하기까지 약 4년5개월이 걸렸다. 이후 2021년 3월 6억원을 넘어서기까지는 불과 7개월이 소요됐다. 한 차례 조정을 거친 뒤 다시 7억원대에 진입하면서 전셋값의 기준선이 한 단계씩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강남권보다 외곽지역의 오름폭이 크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9월 셋째 주 기준 노원구(12.78%)의 올해 전세 상승률은 13%에 육박한다. 강북구(10.34%)와 도봉구(10.17%) 등도 두 자릿수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의 올해 전세 상승률은 각각 2.26%, 4.33%에 머물렀다.
본지 자문위원인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매가격이었던 금액이 지금은 전셋값이라는 인식 자체가 전세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서울은 신규 전세 물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려워 매물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맞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노원·중랑·동대문·성북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았던 지역에서도 신축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이라며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10억원대 전세 거래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