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수주 곳간 채운 중견 건설사⋯공공·비주택서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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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 9월까지 1조1200억원 수주
동부 상반기 신규 수주 30% 증가
SOC·산업시설로 사업 다변화

▲대보건설이 수주한 계양∼강화 고속도로 2공구 조감도. (사진제공=대보건설)

건설 경기 침체와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토목과 비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곳간을 채우고 있다. 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업체들의 수주 성과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보건설과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 공공·토목과 산업시설 등에서 신규 일감을 확보하며 수주잔고를 쌓고 있다.

대보건설은 올해 9월까지 약 1조1200억원을 수주하며 4년 연속 수주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조2084억원을 수주해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계양~강화 고속도로 2공구와 아산탕정2 도시개발사업 등 대형 공공·토목 사업을 잇달아 확보했다. 민간 주택사업의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공공·토목 중심의 사업구조가 불황기에 강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외형을 유지하거나 수주를 늘리는 업체들을 보면 주택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주택시장은 어렵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꾸준히 발주되고 있고 일반 건축이나 물류시설 등에서도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포트폴리오를 갖춘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도 공공과 민간을 함께 확보하며 일감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1조4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200억원보다 약 30%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13조210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4조167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주잔고 가운데 공공공사가 52%, 민간이 48%로 비교적 고르게 구성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철도·공공주택 등 기존 강점에 수도권 정비사업과 반도체 산업시설 등을 더하면서 특정 사업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발주 확대도 중견사에는 새로운 일감 확보 기회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사 입장에서는 지난해보다 공공주택을 비롯한 공공사업 발주가 늘어난 부분이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도로·철도·항만 등 SOC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져도 공공사업 참여를 늘리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건설이 수주한 ‘퇴계원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투시도. (사진제공=동부건설)

주택 외 사업을 키우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 9854억원 가운데 비주택 수주 비중이 48.2%까지 높아졌다. 산업시설과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면서 주택경기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CC건설 역시 토목과 일반 건축, 정비사업 등으로 수주처를 넓히는 중이다. 특히 성수동에서 6개 오피스 사업, 약 5000억원 규모를 수주하는 등 업무시설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정비사업에서도 신규 일감을 확보하는 상황이다.

수주 잔고를 유지하면서 실적 개선을 보이는 곳도 있다. HL D&I한라는 지난해 말 수주잔고 6조229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말에도 5조8345억원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5%, 34.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무리한 수주가 오히려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업성이 확보된 일감을 선별하는 기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위주로 사업을 해온 회사가 갑자기 토목이나 SOC로 영역을 넓히기는 어렵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주택사업에 강점이 있는 업체들은 정비사업이나 리모델링, 임대사업 등 기존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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