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내 반복 담합까지 감면 제한…회사 쪼개 제재 피하는 행위도 차단

담합에 가담한 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된 뒤 가장 먼저 자진신고하더라도 과징금의 25%를 내도록 제도 개편이 추진된다. 조사 전 신고를 유도하는 동시에 반복 담합 기업의 감면 혜택을 줄여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자진신고자 감면고시 개정안도 이날부터 10월 13일까지 행정예고한다.
담합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는 담합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사업자의 제재를 줄이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담합의 증거를 확보하고, 가담 기업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려 담합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는 감면 요건을 충족한 1순위 자진신고자라면 조사 시작 전후와 관계없이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는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담합을 유지하며 버티게 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개정안은 조사 전 1순위 신고자에게는 전액 면제를 유지하되, 조사 후 1순위 신고자는 과징금의 75%만 감경하도록 했다. 조사 전에 담합을 알린 기업과 공정위가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시작한 뒤 협조한 기업의 기여도를 달리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반복 담합에 대한 감면 제한도 강화한다. 현재는 자진신고로 감면을 받은 사업자가 5년 이내에 다시 담합하거나, 담합으로 제재받은 사업자가 제재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해당 시정조치를 위반하는 담합을 하면 감면을 제한한다. 5년이 지나 반복한 담합에는 이런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개정안은 제재나 감면을 받은 날부터 5년 초과 10년 이내에 담합을 반복한 경우에도 과징금 감면 혜택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했다. 조사 전 1순위 신고자는 전액 면제 대신 50%만 감경받고, 조사 후 1순위 신고자의 감경률은 개정안의 기본 감경률인 75%에서 37.5%로 낮아진다. 2순위 신고자의 감경률도 50%에서 25%로 줄어든다.
다른 사업 분야에서 담합을 반복하는 경우에도 감면 제한을 적용하도록 범위를 넓힌다. 이를 위해 담합으로 제재받은 기업의 감면 제한 요건에서 ‘당해 시정조치에 위반되는’이라는 문구를 삭제한다. 시정조치가 통상 적발된 시장의 관련 품목에 내려지는 만큼, 여러 사업을 하는 기업이 다른 분야에서 담합하면 감면 제한을 피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회사 분할이나 영업양도를 통한 제재 회피도 막는다. 합병·분할·분할합병·영업양도 등으로 담합과 관련된 사업을 넘겨받은 기업에도 반복 담합에 따른 감면 제한을 적용하는 근거를 마련한다.
반복 담합의 판단 기준도 구체화한다. 제재나 감면을 받은 뒤 새로운 담합을 합의하거나 실행한 경우뿐 아니라 기존 담합을 계속한 경우도 감면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시에 명시한다.
공정위는 예고 기간에 접수한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 의견을 검토하고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중 시행령과 감면고시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개시 전 신고 유인을 높여 담합의 조기 적발과 신속한 와해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