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력 자급률 64.8%⋯용인 반도체 등 15GW 이상 추가 필요
국내 송전망 54건 중 30건 지연⋯“비건설적 대안 등 종합 대응 필요”


27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 수요는 교통 부문의 전기화와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6~2030년 연평균 3.6%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과거 10년 평균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는 통상 1~5년이면 건설할 수 있지만, 생산된 전력을 실어 나를 신규 전력망 구축에는 최소 5년에서 최장 15년이 걸린다. 이 같은 건설 기간의 격차로 현재 전 세계에서 2500GW(기가와트) 이상의 대규모 전력 수요·발전 설비가 전력망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전력망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전체 전력 수요의 약 40%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전력 자급률은 64.8%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에는 15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에도 총 18.4GW의 전력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2029년까지 수도권에서 전력 공급을 신청한 데이터센터 601곳 가운데 적기에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설은 40곳에 불과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전력망 건설 지연도 병목을 키우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54건의 전력망 건설사업 가운데 절반을 넘는 30건이 이미 지연됐거나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12년 6개월 지연돼 준공까지 21년이 걸렸다.
전력망 포화로 생산한 전기를 버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육지 출력제어량은 2023년 0.3GWh(기가와트시)에서 2025년 상반기 164GWh로 급증했다. 특히 2038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설비 증가분의 약 81%(113.8GW)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지만, 호남과 동해안 지역의 변전소 189곳은 전력망 포화로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이 제한되는 계통관리변전소로 운영되고 있다.
정준환 산업은행 전임연구원은 “신규 전력망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전력망 활용을 극대화하고 운영제도를 개편하는 등 비건설적 대안(NWA)을 병행해야 한다”며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실증사업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