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美 인디애나 HBM 공장 ‘인허가 리스크’ 비상 [AI 투자 골든타임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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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HBM 생산거점 인허가 법정공방
주민 3명 용도변경 무효 소송⋯공사중단 가처분도 신청
12월 본안 재판⋯2029년 하반기 양산 목표
AI 메모리 선점 속도전 속 투자 불확실성 요인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국에 짓고 있는 40억달러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거점이 현지 법정공방에 휘말렸다.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투자 골든타임’에 해외 현지 인허가 리스크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부지 용도변경 무효와 함께 공사 중단까지 요구하고 있어 연말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첫 HBM 생산기지를 둘러싼 인허가 소송이 12월 본안 재판에 들어간다. 관련 신청에 대한 추가 심리도 올가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주민 3명은 지난해 6월 SK하이닉스 공장 건설을 위해 이뤄진 부지 용도변경 조례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티피카누카운티 순회법원에 제기했다. 원고들은 용도변경의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고 절차상 하자가 있었으며 인디애나주의 공개회의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장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한 예비적 금지명령도 법원에 요청했다.

아직 법원이 용도변경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공사 역시 현재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월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며 결과를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사법 절차를 존중해서 필요한 입장은 법정에서 충실히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디애나 공장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구축하는 첫 AI 메모리 생산거점이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현지에서 기공식을 열고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HBM 첨단 패키징 생산라인과 연구개발(R&D)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하고 2029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서 생산한 첨단 웨이퍼를 인디애나로 보내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친 뒤 미국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인디애나 공장의 의미가 큰 것은 AI 시장 확대로 HBM 공급능력 확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용인 Y2와 청주 M17에 총 54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퍼듀대학교에서 열린 AI 메모리 생산 기지 기공식에서 곽노정(가운데) SK하이닉스 사장이 마이크 브런(왼쪽) 인디애나 주지사, 미치 대니얼스(오른쪽) 퍼듀대학교 총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착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른 뒤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는 투자 결정 이후 공장을 건설하고 장비를 반입해 실제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산업이다. 특히 AI 수요가 급증하는 국면에서는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좌우한다. 인허가와 지역사회 갈등, 사법 절차가 대규모 해외 투자 과정에서 기업이 관리해야 할 또 다른 변수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투자 규모만큼이나 계획한 시점에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인허가 등 투자 환경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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