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을 이틀 앞두고 전체 예매율 1위에 오르며 추석 극장가 흥행을 예고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암살자(들)'은 예매율 29.2%로 선두를 달렸다. 예매 관객 수는 15만4000여 명이다.
한국 영화가 전체 예매율 정상에 오른 것은 '호프' 이후 64일 만이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총격과 사라진 탄환, 사건을 둘러싸고 엇갈리는 진술을 따라가며 배후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친다.
영화는 현장에서 울린 6발의 총성과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4개의 탄환이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건의 전말과 현장에 남은 흔적이 일치하지 않는 가운데 각자의 위치에서 사건을 지켜본 인물들이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증언과 단서가 등장하고,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진다. 진실에 가까워지려는 인물들과 이를 감추려는 세력의 대립도 팽팽하게 펼쳐진다. 작품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하되 인물과 전개에는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와 권력에 맞서 진실을 기록하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그려진다. 단순히 범인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 진실인지,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연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보통의 가족' 등을 선보인 허진호 감독이 맡았다. 멜로와 시대극, 가족극을 넘나들며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해온 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역사적 사건과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 긴장감을 결합했다.
1970년대의 분위기를 되살린 공간과 의상, 소품도 주요 볼거리다. 당시 신문사와 경찰서, 거리 풍경을 세밀하게 구현하고 타자기 소리와 총성 등 청각적 요소를 활용해 사건을 추적하는 인물들의 긴박감을 끌어올렸다.

사건의 중심에는 유해진과 박해일, 이민호가 있다. 세 인물은 각각 경찰과 언론인의 위치에서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며 진실에 접근한다.
유해진은 영부인 저격 사건을 현장에서 목격한 중부서 경감 철구를 맡았다.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사건을 마주한 철구는 수사가 진행될수록 공식 발표와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실 사이의 간극을 발견한다. 조직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경찰이면서 동시에 현장의 진실을 알고 있는 목격자로서 갈등한다.
박해일은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으로 분했다. 재환은 권력의 압박에도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인물이다. 기자로서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신념과 조직 및 동료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놓인다.
이민호는 재환과 함께 사건을 취재하는 동성일보 신입 기자 영일을 연기했다. 영일은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서는 인물로, 사건의 이면을 파고들며 점차 위험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재환과 함께 단서를 좇는 과정에서 기자로서 성장하고 진실을 기록하는 일의 무게를 마주한다.
철구가 현장에서 목격한 사실을 토대로 사건에 접근한다면 재환과 영일은 취재와 기록을 통해 감춰진 퍼즐을 맞춘다.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움직이던 세 사람의 추적이 하나의 진실을 향해 모이면서 극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최유리와 류혜영, 김대명, 배성우도 합류해 극을 채웠다. 서로 다른 위치와 이해관계를 지닌 인물들의 시선이 교차하면서 무엇이 사실이고 누가 진실을 감추려 하는지를 둘러싼 의심이 확장된다.

'암살자(들)'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돼 해외 관객들과 먼저 만났다. 해외 관객들은 긴 상영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는 전개와 1970년대를 되살린 영상미, 언론과 진실의 힘을 조명한 서사에 호평을 보냈다.
영화 평점 플랫폼 레터박스드에는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본 작품 가운데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작품"이라는 반응과 "정치 음모극과 저널리즘 수사극을 결합한 한국판 'JFK'"라는 평가도 나왔다.
국내 시사회에서도 긍정적인 관람 후기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6발의 총성과 현장에서 발견된 4개의 탄환이라는 의문을 따라가는 과정이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고 평가했다.
일부 관객은 "'서울의 봄' 이후 처음 느낀 긴장감", "최근 본 영화 중 몰입력이 가장 뛰어났다", "차갑게 시작해 뜨겁게 끝나는 영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약 130분의 상영시간에도 속도감 있는 전개와 촘촘한 추적 과정 덕분에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주요 호평 대상으로 꼽혔다. 유해진과 박해일, 이민호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팽팽한 연기 대결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빈틈없는 앙상블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반응이다.
1974년 당시를 구현한 의상과 소품, 공간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관객들은 당시의 현장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연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타자기 소리와 총성 등 사운드가 긴박한 분위기를 더해 극장에서 관람할 때 작품의 몰입감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화가 남기는 묵직한 여운에 주목한 평가도 이어졌다.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인 동시에 억압적인 시대에도 기록을 포기하지 않았던 언론인들을 조명한 작품이라는 반응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의 신념과 선택이 부각되면서 단순한 사건 추적극 이상의 감정을 전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개봉 전부터 국내외 관객들의 호평과 함께 예매율 선두에 오른 '암살자(들)'이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암살자(들)'은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