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최고가격 ℓ당 1784원 동결…중동 불안에도 민생 부담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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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1773원·등유 1380원 유지…19일부터 4주간 적용
국제유가 100달러 웃돌아…정부 “상황 따라 조정 가능”

▲13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의 최고판매가격을 4주 더 동결한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소비자물가 부담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고려해 국내 판매가격 상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19일 0시부터 4주간 적용하는 제10차 석유 최고가격을 제9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18일 밝혔다.

제품별 최고가격은 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정부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최고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9월 들어 다시 격화하고 후티 반군이 홍해 인근 도시 등을 점거하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8월 넷째 주 배럴당 89.5달러에서 이달 16일 105.8달러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92.3달러에서 128.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3.3달러에서 102.4달러로 올랐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 폭은 더 컸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8월 넷째 주 배럴당 112달러에서 이달 16일 145달러로, 경유 가격은 154달러에서 201달러로 뛰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국내 물가 상황과 환율 하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가격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3.2%에서 7월 2.8%로 낮아졌다가 8월 3.1%로 다시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이 낮아진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제2차 최고가격 지정 당시인 3월 넷째 주 원·달러 환율은 1505원이었지만 이달 셋째 주에는 1358원으로 약 10% 하락했다.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로 환산한 원유 도입 비용도 줄어든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중동발 국제유가 충격을 국내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지 않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고가격제는 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월평균 0.6%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석유 소비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8월까지 주유소 소매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휘발유가 2.1%, 경유가 8.4% 줄었다. 8월에는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2%, 8.8% 감소했다.

산업부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국내 석유 소비 추이를 점검하면서 최고가격제를 신중하고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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