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음극재 적용…100회 충·방전 후 용량 69% 유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물속에서 쉽게 뭉치거나 가라앉는 그래핀을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분산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의 장기 보관과 고농도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이차전지와 기능성 코팅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ETI는 ICT나노융합연구센터가 ‘환원 그래핀 옥사이드(rGO) 수분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환원 그래핀 옥사이드는 그래핀옥사이드(GO)의 산소 성분을 제거해 전기전도성을 높인 나노 소재다. 그래핀은 높은 전기전도성과 얇은 두께, 우수한 유연성 등의 특성을 갖춰 이차전지와 전자소자, 센서, 기능성 코팅 등에 활용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가공 과정이다. 그래핀을 물과 섞으면 시트끼리 다시 겹쳐지는 ‘재적층(restacking)’이나 응집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그래핀 농도를 높이거나 액체 상태로 장기간 보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KETI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용성 고분자인 카복시메틸셀룰로오스(CMC)를 활용해 그래핀 계면을 안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10mg/mL 이상의 고농도 그래핀 수분산액을 구현했다.
연구팀이 제조한 수분산액은 1년 이상 지난 뒤에도 변형이나 응집 없이 안정적인 분산 상태를 유지했다. 농도와 점도를 조절하면 습식방사와 블레이드 코팅, 스프레이 코팅 등 다양한 제조 공정에도 직접 적용할 수 있다.
그래핀의 우수한 물성을 유지하면서 실제 제조공정에 투입하기 쉬운 형태로 만들었다는 점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다.
배터리 소재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수분산액을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표면 코팅에 적용했다. 해당 음극재는 100회의 충·방전 시험 이후에도 약 69%의 용량을 유지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보다 높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크게 팽창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핀 코팅 기술이 향후 실리콘 음극재의 성능과 수명 개선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ACS Appli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