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 공급망의 '아킬레스건'…광물별 위기 대응 ‘깜깜’ [광물전쟁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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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핵심광물 수입 의존도 100%
비축·해외개발·재자원화 정책 가동
품목별 확보량·공급중단 대응기간 몰라

희토류와 리튬 등 핵심광물은 반도체·이차전지·방위산업을 움직이는 전략자산이다. 중국을 비롯한 자원보유국이 광물을 외교·안보의 무기로 활용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국가의 생존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높은 수입 의존도에도 비축과 해외개발, 정·제련, 재활용을 잇는 대응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국내 핵심광물 정책과 법·제도의 빈틈, 해외자원 개발이 위축된 배경을 짚고 경제를 넘어 안보의 관점에서 공급망 해법을 모색한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정부가 공급망 3법을 토대로 핵심광물 비축과 해외자원 개발, 수입선 다변화, 재자원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광물별 특성과 수요, 국내 가공 능력을 반영한 대응 체계가 부족하고 정책수단을 통해 실제 얼마만큼의 물량을 얼마나 오래 확보할 수 있는지도 파악되지 않아 ‘교과서식 대책’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니켈·리튬·망간·코발트·흑연·희토류 등 6대 핵심광물의 수입 의존도는 모두 100%에 달했다. 리튬과 흑연, 희토류, 텅스텐 등 주요 광물은 중국 의존도도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광물은 이차전지와 전기차, 반도체, 방산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공급이 끊기면 기업의 생산 차질을 넘어 국가안보 위기로 번질 수 있다. 특히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는 개별 기업의 구매처 다변화만으로 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 정부가 법과 제도를 통해 전략비축과 해외자원 개발, 국내 생산·재활용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 대응의 법적 기반은 2023~2024년 마련된 공급망 기본법과 소재·부품·장비산업법,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등 이른바 ‘공급망 3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핵심광물 조기경보와 비축, 해외자원 개발, 수입선 다변화 및 재자원화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주요 자원보유국과 양자 협력을 확대하고 다자협의체인 FORGE 등에 참여해 국내 기업의 해외 광물개발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브라질과 핵심광물 공급망 전 주기 협력에 나섰고 칠레·아르헨티나와도 광물자원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월에는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재자원화율을 2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핵심광물 재자원화산업 육성지원 사업에도 38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앞서 2024년에는 33종의 핵심광물과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대상으로 비축·해외자원 개발·수입선 다변화·재자원화 정책을 마련했다.

문제는 각각의 대책이 실제 공급중단 상황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비축은 목표 일수, 해외자원 개발은 투자·융자 실적, 재자원화는 예산과 목표를 따로 관리하고 있지만 동일 품목에 대한 수단별 확보 가능 물량과 공급중단 대응 기간을 연계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광물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정책 설계도 한계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물마다 시장 규모와 국내 수요, 정·제련 및 소재 가공 가능 여부가 모두 다르다”며 “수요가 적은 광물까지 채굴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을 국내에서 수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만큼 품목별로 비축·수입·재활용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원광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어려운 대표적인 품목이다. 원광 채굴 이후 분리·정제와 금속화, 영구자석 및 소재 제조, 폐제품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밸류체인을 갖췄지만 국내 산업 기반은 취약하다.

한국희토류산업협회는 “일반적인 수급 관리나 단순 비축 확대만으로는 위기 발생 시 관련 산업의 가동 중단을 막기 어렵다”며 “희토류 산업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반영한 공급망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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