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전력기기株…AI 속도조절론에도 수주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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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重 4.35%·LS일렉트릭 2.41%·HD현대일렉트릭 1.00% 반등
고점 대비 여전히 37~50%↓…하이퍼스케일러 전력망 발주는 확대

(이미지=챗GPT)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국내 전력기기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주가는 이미 고점 대비 최대 반토막 난 상태지만 하이퍼스케일러발 초고압 변압기 발주는 확대되면서 증시와 실물 투자 사이 괴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4.35% 오른 28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S ELECTRIC은 2.41% 상승한 19만9400원, HD현대일렉트릭은 1.00% 오른 70만7000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1.37% 상승한 6717.97을 기록했다.

전날 반등에도 전력기기 3사는 연중 고점에서 크게 밀린 상태다. 효성중공업은 5월 고점 460만1000원 대비 39.0% 낮고 LS ELECTRIC은 31만8500원에서 37.4% 떨어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142만원에서 70만7000원으로 내려 고점 대비 낙폭이 50.2%에 달한다.

코스피보다 조정 시점도 빨랐다. 코스피가 6월 연고점 9114.55까지 상승하는 동안 전력기기 3사는 한 달가량 앞선 5월 초 이미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북미 변압기 공급 부족 기대를 선반영 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이후에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업황 피크아웃 우려가 빠르게 반영됐다. 코스피는 연고점 대비 26.3% 밀렸지만 전력기기 3사의 낙폭은 37~50%에 달한다.

최근 한 달 흐름에서도 상대적 약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중순 이후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의 낙폭은 코스피를 웃돌았다. 특히 8월 말 반등 이후 다시 밀리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여기에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새로운 부담으로 가세했다. 주요 AI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안전성과 투자 효율성을 이유로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관련 산업 전반의 투자 둔화 우려로 번졌다.

하지만 전력기기 실물 수주는 주가와 정반대 방향이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에서 765kV와 345kV 초고압 변압기 공급계약 두 건을 따냈다. 합산 규모는 3866억원으로 모두 하이퍼스케일러 발주 물량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자체 발전원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송전선과 변전소 증설 비용까지 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가 확산하는 중이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수GW급으로 커지면서 전력망 확보가 가동 시기를 좌우하는 핵심 병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3년 176TWh에서 2028년 최대 580TWh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신규 송전망은 건설에 10년 이상 걸릴 수 있어 전력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자체 발전 확대가 광역 송전망 투자를 대체하기보다 두 투자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전력기기주의 향방은 최근 AI 속도조절론이 실제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와 전력설비 발주 감소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주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업황 둔화 가능성을 반영했지만 수주 흐름에서는 아직 뚜렷한 피크아웃 신호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후 설비 교체 수요에 데이터센터로 인한 광역 송전망 증설이 늘어나면서 초고압 변압기 공급 부족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 ELECTRIC의 수주잔고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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