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4분의 1토막…공사비·이자에 무너진 빌라 공급 생태계 [빌라 부활의 조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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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비아파트 착공 3년째 1만가구대
공사비·이자 부담에 신규 사업도 위축
매입 수요 위축에 공급 회복도 ‘난항’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에 빌라가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수도권 비아파트 공급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다세대·다가구 등 일반주택 착공은 최근 10년 평균의 4분의 1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줄었다. 전세 사기 이후 수요 위축에 공사비와 이자 부담까지 겹친 가운데 정부가 규제 완화와 금융지원에 나섰지만 무너진 공급 기반이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일반주택 착공은 1만3747가구로 최근 10년 평균인 5만6000가구의 약 25%에 그쳤다. 2021년 6만2552가구와 비교하면 78% 감소했다. 수도권 일반주택 착공은 2023년 1만8122가구로 2만 가구 선이 무너진 뒤 2024년 1만3548가구 등으로 계속 1만 가구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1~6월 수도권 일반주택 착공은 7165가구로 최근 10년 같은 기간 평균의 24.3%에 그쳤다.

비아파트 공급 기반이 약해진 데는 전세 사기 이후의 수요 위축과 사업비 상승이 함께 작용했다. 임차인의 빌라 기피가 확산하고 주택 수 기준의 금융·세제 규제로 임대사업자의 매입 수요까지 줄면서 사업자는 준공 후 주택을 팔거나 임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여기에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이 겹치면서 중소 시행사와 개인 건축주의 신규 사업도 급감했다.

이에 정부는 8·13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비아파트 공급 여건 개선에 나섰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의 건축면적·층수 제한을 완화하고 건설자금 대출 한도는 가구당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중소 건설사에 대한 보증 지원도 확대해 2030년까지 수도권 일반주택 13만 가구의 착공을 지원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대책만으로 크게 약화한 공급 기반이 살아나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에 토지를 확보한 사업장은 대책을 보고 재검토할 수 있지만 새로 땅을 사서 시작하는 사업은 사정이 다르다”며 “공사비와 이자 부담이 워낙 커 지원책만 보고 신규 빌라 사업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세대·다가구는 중소 시행사와 건설사, 개인 건축주가 주로 공급하는 만큼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에 취약하다. 사업 규모가 작아 공사비가 오르거나 계획보다 공급 가구 수가 줄면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다. 토지를 사들인 뒤 착공이 미뤄질수록 이자 부담도 불어난다.

건설 경기 부진도 비아파트 공급 회복에 부담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6% 감소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138.59로 1년 전보다 5.8% 올랐고 8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2.7에 머물렀다.

매입 수요 위축도 빌라 공급 회복의 걸림돌이다. 비아파트는 임대용 비중이 높아 등록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가 주요 매입 주체다. 이들의 매입이 살아나지 않으면 시행사는 완공한 주택을 팔아 사업비를 회수하기 어렵다. 자금이 묶일수록 다음 사업으로 넘어갈 여력은 줄어든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비아파트는 임대주택 비중이 높은데 등록임대사업자를 둘러싼 제도 불확실성이 커 매입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아파트 중심으로 묶여 있는 다주택자·임대사업자 규제를 비아파트 시장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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