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브레이크’ 밟자⋯글로벌 증시 ‘인프라 쇼크’ [AI 속도조절론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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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ㆍ마이크론 등 줄줄이 하락
하이퍼스케일러보다 반도체 타격 커
트럼프, AI 속도조절론에 “사기극” 반발

전 세계 기술과 자본시장을 이끌어온 AI 초고속 개발 경쟁이 안전성 논란과 규제 요구 확산으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앤스로픽과 오픈AI, xAI 수장들까지 AI의 급속한 발전이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개발 속도 조절 필요성에 공감했다. AI 속도조절론이 현실이 되면 첨단 모델 개발뿐 아니라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망에 투입될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세계 경제와 증시의 성장동력이었던 AI 인프라 확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 관련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3.4%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5% 넘게 내렸다. 브로드컴과 AMD는 각각 4% 이상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9% 하락했다.

경제 전문지 포천은 월가에서 AI 종말론적 투자가 현실이 됐다고 짚었다. 특히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보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도 알파벳 주가는 3%대 급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는 각각 1.97%, 2.71% 올랐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2일 열린 ‘세미콘 타이완’ 행사장에서 한 방문객이 ‘AI가 이끄는 미래’라고 적힌 전시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AI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 MS와 아마존, 구글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자 데이터센터를 계속 건설할 것”이라며 “그러나 AI 기술 발전 속도가 둔화하면 이들은 그저 추가 설비 확충을 중단하고 이미 구축한 인프라에서 이익을 거두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들 기업에 직접 반도체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AI 개발 속도 조절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와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점도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지금까지는 실적 호조가 하락세를 상쇄해 왔지만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5% 선을 돌파하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변곡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이 수준을 넘어서면 금리가 주식시장에 지속적인 역풍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지속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실적 성장으로 제공되던 완충 효과를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AI 개발 속도조절론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올인서밋에서 연설 중이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말했듯 이건 전부 사기극”이라고 외쳤다. 통화는 스피커폰을 통해 청중들에게도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는 훌륭하다. 사람과 국가를 부유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에 대해선 “향후 20~25년간의 석유”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선 “많은 사람의 의도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라며 “배후에 중국이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CEO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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