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CEO 승계절차 정조준⋯연말 5대 은행장 인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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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회의서 금융사 자추위·임추위 역할 지적
CEO 승계 검증 강화 예고⋯공정·투명성 강조
연말 5대 은행장 임기 만료⋯연임 셈법 복잡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을 앞두고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후보 선정과 검증 과정을 둘러싼 감독당국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현직 CEO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도 한층 까다로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대부분 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마련한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이 문제 삼은 것은 후보군의 구성부터 압축·검증까지 승계 절차 전반이다. 일부 금융지주는 CEO에게 필요한 자격요건을 추상적인 수준으로만 제시하고 후보를 단계적으로 압축하면서도 충분한 검증 기간을 두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상시 후보군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거나 후보군을 추리고 검증하는 기준과 과정이 불투명한 점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임추위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언급됐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주 자추위가 자회사 CEO 상시 후보군 현황을 공유하거나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한 금융지주는 일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이 원장은 “향후 후보군 선정, 검증 및 평가, 기록 등 일련의 CEO 승계 절차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금융회사가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승계 절차를 운영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올해 1월부터 운영 중인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도 CEO 선임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해왔다.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를 중심으로 CEO 선임이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막고 후보군 관리와 검증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 등이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 원장의 발언은 주요 금융지주의 연말 인사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KB금융이 11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확정한 직후 금감원장이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면서 금융권에서는 향후 계열사 CEO 인선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이 현직 CEO의 연임 자체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후보 자격요건과 검증 기간, 후보군 관리 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만큼 현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임을 낙관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CEO 역시 다른 후보와 비교해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았는지, 후보 압축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쳤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연말에는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모두 12월 말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정상혁 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했고, 나머지 은행장들은 첫 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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