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실무경력 갖춘 전문인력 필요…현장 배치·근무여건 개선 함께 가야

정부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고위험 어선 집중점검과 AI 기반 위험선박 선별, 검사직 채용을 통해 해양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사고 위험을 미리 찾아내고 검사 역량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신규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고 숙련 검사원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올해 업무계획·채용 공고 등을 보면 해수부는 하반기 해양안전 과제로 계절별 위험요인 관리와 고위험 업종 집중점검을 제시했다. 가을철 해상추락, 겨울철 전복·침몰에 대응하고 대형선망·근해통발 등 사고 위험이 큰 업종을 집중 점검하는 내용이다. 혼자 조업하는 어선은 입항 예정시간을 2시간 넘기면 안전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공단은 올해 해양사고 예방대책에 AI 기반 위험성 지수를 활용한 고위험 선박 750척 집중관리를 포함했다. 전문업체와 협업해 1020척을 대상으로 선박안전진단서비스를 운영하고 기관손상·화재사고를 예방하는 방안도 담았다. 선박의 위험을 미리 가려내고 정밀진단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대책의 실행력을 높이려면 검사 현장에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 검사원은 2023년 178명에서 올해 8월 158명으로 줄었다. 전체 검사직에서는 올해 8개월간 12명이 이직했다. 고위험 선박을 집중 관리하는 정책과 현장 검사인력 감소가 맞물린 상황이다.
인력 확보의 출발점은 채용이다. 공단은 하반기 정규직 채용에서 선체검사원 7명과 기관검사원 5명을 선발해 10월 15일 임용할 예정이다. 공고에 명시된 근무지는 본사와 지사다. 채용 인력이 현장에 얼마나 배치되고 얼마나 오래 근무하는지가 검사 역량 확충의 관건이다.
검사원은 전공·실무경력이나 기술자격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지원할 수 있는 직종이다. 이번 공고에서 선체·기관검사원은 관련 분야 대학 졸업 후 2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갖추거나, 3급 이상 항해사·기관사 면허 취득 후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하는 등 제시된 자격요건 가운데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전문 인력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경력에 맞는 처우와 근무여건을 갖추는 일이 채용과 함께 중요한 이유다.
기관검사 업무에는 도면을 해석하고 기관의 작동 상태와 부품 마모, 배관 이상 등을 판단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공단의 기관검사원 직무기술서에도 안전기준 적용과 각종 장비의 적합 여부 판정 능력이 명시돼 있다. 현장 경험으로 쌓이는 전문성을 인력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
해양안전 분야 전문가는 “노후선박의 작은 균열이나 기관의 이상 징후를 찾아내려면 경험 있는 검사원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펴야 한다”며 “검사 인력을 산정할 때 현장 이동과 사전 준비, 보완 확인에 드는 시간까지 반영하고 숙련자가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확충과 함께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줄이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공단은 5월 도면승인 과정에서 반복되는 오류와 보완사항을 AI로 분석해 설계업체에 제공하는 기술지원 서비스를 정식 운영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보완 절차를 줄여 고난도 기술 검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업무 개선이 현장 검사 시간 확대로 이어지도록 인력 배치와 업무 분담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신규 채용 인력의 현장 배치와 지사별 검사 수요를 함께 살펴 인력 운영을 보완하겠다”며 “검사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전문 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 개선 방안도 살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