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4% 돌파…기업 투자·가계 소비 위축 우려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102.87로 지수가 공개된 17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5월(102.88) 이후 5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향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CLI 상승은 반도체 호황이 이끌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7월 104.2로 25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시장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1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를 넘어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선을 웃돌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물가 재상승 우려가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뛴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도 국내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인다. 회사채와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성장세가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KDI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높은 성장세가 글로벌 반도체 호황에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소득 증가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돼 민간소비 개선은 상대적으로 완만하다고 진단했다.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OECD 한국 CLI의 전월 대비 상승폭은 3월 0.43포인트(p)에서 4월 0.41p, 5월 0.37p, 6월 0.28p, 7월 0.15p, 8월 0.06p로 5개월 연속 줄었다.
고유가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호황에도 경기 확장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유가 상승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개선된 교역조건을 악화시키고, 고금리는 투자와 소비를 동시에 압박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 경기 하강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선행지수는 OECD 기준이든 국가데이터처 기준이든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100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전월 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앞으로 경기가 꺾인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