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첫만남이용권·시군 출산지원금 등 ‘유사지원 확대’ 근거 8월엔 마지막 3개월분 약 80억 미편성 공개…9월엔 사업 종료 발표
경기도가 유사지원제도의 정착·확대를 이유로 산후조리비 50만원 지원을 종료하기로 하자 진보당 경기도당이 10~12월분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가 8월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면서 마지막 3개월분 약 80억원이 편성되지 않았다고 공개했던 사업을 한 달여 뒤 종료 대상으로 돌리면서 예산 보완과 사업 종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당 경기도당은 11일 성명을 내고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 결정을 철회하고 10~12월분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도당은 정부의 첫만남이용권은 아동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이고 경기도 산후조리비는 산모의 산후회복 등을 지원하는 제도라며, 두 사업을 유사 지원으로 판단해 산후조리비를 종료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경기도는 9일 산후조리비(본보 9월 9ㆍ10일 보도)를 9월30일 신청분까지 지원한 뒤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첫만남이용권과 시·군 출산지원금 등 유사 지원제도가 정착·확대됐다는 점을 종료 이유로 들었다.
정부와 경기도의 공식사업목적을 대조하면 공통점과 차이가 함께 확인된다.
보건복지부는 첫만남이용권을 ‘생애초기 아동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한 사업으로 설명한다. 첫째아에게 200만원, 둘째아 이상에게 300만원의 바우처를 지급한다.
경기도는 산후조리비를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 완화 및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보호’를 위한 사업으로 명시하고 있다.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두 제도 모두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명시한 정책 목적은 완전히 같지 않다. 다만 이 차이만으로 지원 대상과 사용처, 정책 효과까지 중복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산후조리비는 경기도가 재정 비상 상황을 설명하면서 예산 미편성 사례로 직접 공개했던 사업이기도 하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8월 5일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며 민선 8기가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경기도가 공개한 마지막 3개월분 미편성 사업목록에는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과 함께 경기도 산후조리비 약 80억원이 포함됐다. 추 지사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그 대가는 민생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9월 9일 도가 발표한 방안은 산후조리비 10~12월분을 추가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9월30일 신청분까지만 지원하고 사업을 종료하는 것이었다.
신청 기준도 출산가정이 체감하는 쟁점이다.
이날 경기민원24 산후조리비 페이지에는 ‘2026년 9월 30일까지 접수 가능’이라고 표시돼 있다. 하지만 같은 화면의 신청방법에는 여전히 ‘출산일~출생일 기준 12개월 이내 상시신청’이라고 안내돼 있다. 온라인 신청은 출생신고를 마친 뒤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도가 발표한 종료 기준은 단순히 ‘9월생까지’가 아니라 9월30일까지 신청을 마쳤는지다. 9월30일 이전에 출산했더라도 신청하지 않은 가정은 기존에 안내된 12개월의 신청기간을 모두 활용할 수 없게 된다.
10월1일 이후 출생아 역시 태어나기 전에는 신청할 수 없고, 출생신고를 마친 뒤에는 사업이 종료된 상태가 된다.
이같은 지원 종료에 반대하는 경기도청원은 이미 도지사 직접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경기도청원은 30일 동안 1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성립하며, 도지사는 성립일부터 30일 이내 답글이나 동영상, 현장 방문 등의 방식으로 직접 답변해야 한다. 성립된 뒤에도 당초 30일의 청원기간이 끝날 때까지 동의는 계속할 수 있다.
특히 이날 경기도청원 누리집에는 시스템 장애로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아 원인 확인과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안내도 게시됐다. 다만 산후조리비 청원 참여 증가가 장애의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기도는 산후조리비 종료가 모자보건 지원 전체를 줄이는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도는 올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에 당초 660억원과 추가 296억원을 합쳐 956억원을 투입하고,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에는 97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산후조리비를 포함한 4개 사업은 국가정책과 연계하거나 유사·중복 지원체계를 정비하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설명이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이번 재구조화에 대해 단순한 지원 축소가 아니라 국가정책과 연계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자보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진보당 경기도당은 이날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 철회와 10~12월분 추경 편성에 더해 복지사업을 축소·종료할 때 당사자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제도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