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9월 FOMC·유가가 분수령”…오버슈팅 vs 레벨업 갈림길

미국발 금리발작에 원화 채권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박스권 상단을 뚫고 급등했다(채권 약세).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다, 미국 물가와 재정·국채 수급 우려까지 겹친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단기 오버슈팅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유가 흐름에 따라 금리 박스권 자체가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018%로 전일보다 8.8bp 상승했다. 10년물도 10.0bp 급등한 4.553%를 기록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3년물 4.0%, 10년물 4.5%를 박스권 상단으로 인식했었다. 30년물 금리도 9.5bp 오른 4.756%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금리 급등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루 새 12.5bp 오른 4.965%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도 5.366%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19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8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웃돈 전년동월대비 5.4%(전월대비 0.4%)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졌다. CME 페드워치가 반영한 연준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73.4%까지 높아졌으며, 시장에서는 이후 12월과 내년 3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란의 요르단 내 미 공군기지 공습 보도와 홍해를 둘러싼 긴장 등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WTI는 6.7% 급등한 배럴당 102.48달러, 브렌트유는 6.3% 오른 107.63달러를 기록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추정했던 상단을 모두 넘어섰지만 다음주 FOMC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지금 당장 금리 상단을 다시 높일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10년 금리가 5%를 돌파해 안착하면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이 연내 남은 회의에서 연속 인상에 나서는 강한 매파(통화긴축파)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10년물 금리 상단을 5.2%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봤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도 “미국채 금리 상승은 기간프리미엄 상승과 악재에 대한 과민반응이 겹친 과도한 쏠림”이라며 단기 급등에 그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FOMC가 동결하더라도 점도표가 매파적으로 바뀐다면 특히 단기물 금리는 안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상단을 뚫었다면 국고 3년과 10년 모두 여기서 5~10bp 정도는 더 갈 수 있다”며 “미국 금리가 전형적인 수급발작 양상을 보이고 있어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금리 안정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분간 발작 증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 못지않게 양적긴축(QT)과 연준 대차대조표 관련 언급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도 “물가와 유가 우려가 있는 데다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망가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금리는 위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어 현재로서는 상단 레벨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WTI가 100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 유가가 이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10월 금통위까지 고유가가 이어진다면 한국은행 통화정책 전제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중동 사태와 유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유가가 쉽게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