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5000억 토지매입 공모…낙찰가 안 쳐주는데 ‘좋은 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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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경쟁입찰 공급 토지 재매입 기준.(사진=AI 생성)

LH 공급토지 재매입 때 낙찰가 미반영
매각하려면 기존 인허가도 정리해야
전문가 “가격 협의 방식 보완 필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활용할 유휴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토지 매입에 나섰다. 이번 공모에는 과거 LH가 경쟁입찰로 공급한 토지도 포함되지만 재매입 가격 산정에는 실제 낙찰가격이 반영되지 않는다. 민간이 입찰 과정에서 부담한 웃돈을 보전하지 않는 가격 구조에서 공익사업 활용도가 높은 토지의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0일 LH에 따르면 ‘2026년도 수급조절용 비축토지 매입 공모’를 내고 수도권 소재 토지를 대상으로 매각 신청을 받는다. 매입 규모는 총 5000억원이며 신청 기간은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다. 대상은 서울·경기·인천에 있는 면적 3300㎡ 이상의 토지다. 공공기관과 개인·법인이 소유한 토지가 모두 포함된다.

이번 공모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과거 LH가 민간에 공급했던 토지도 다시 매각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LH가 이미 민간에 넘긴 토지까지 매입 대상에 포함해 토지시장 수급을 조절하고 향후 주택 공급 등 공익사업에 활용할 땅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과거 LH 공급 토지의 실제 매각 신청은 가격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경쟁입찰로 공급된 토지는 민간 사업자가 실제 지급한 낙찰가격이 아니라 당시 공급 예정가격에 해당 지역의 지가변동률을 반영해 재매입 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감정평가액은 별도 산식으로 계산한 금액의 상한으로 적용된다. 산정액이 감정평가액보다 높으면 감정평가액을 적용하지만 감정평가액이 산정액보다 높더라도 재매입 기준액이 감정평가액까지 올라가지는 않는다. 최종 가격은 이 기준 안에서 LH와 토지 소유자가 협의해 결정한다.

예를 들어 공급 예정가격이 100억원인 토지를 민간 사업자가 경쟁입찰로 130억원에 낙찰받고 이후 해당 지역 지가변동률이 10%라면 감정평가액이 110억원 이상이라는 전제에서 재매입 기준액은 약 110억원이 된다. 민간 사업자가 입찰 과정에서 지급한 30억원의 웃돈은 가격 산정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지가 상승분이 당시 웃돈보다 작으면 LH의 재매입 기준액은 민간 사업자의 실제 취득가격을 밑돌게 된다.

매각을 결정하면 기존 사업도 정리해야 한다. 건축허가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등 인허가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완료된 토지는 매매계약 체결 전 해당 인허가를 철회하거나 취소해야 한다.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토지라면 취득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감수하고 기존 인허가까지 포기하면서 LH에 되팔 이유가 크지 않은 셈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신규 사업용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토지를 다시 처분하는 결정은 쉽지 않다”며 “매각하면 해당 부지를 전제로 세운 사업계획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만큼, 사업성이 남아 있다면 LH에 되팔기보다 기존 사업을 계속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LH는 경쟁입찰 낙찰가에는 민간 사업자가 예상한 사업수익이 반영돼 공급 예정가격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토지를 재매입하면서 낙찰가를 그대로 인정하면 민간의 기대수익까지 공공이 가격으로 보전하는 고가 매입이 될 수 있어 예정가격에 지가변동률을 반영하도록 기준을 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낙찰가격을 그대로 보전하기 어렵더라도 우량 토지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도록 가격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지가 좋은 토지일수록 소유자가 기대하는 가격도 높아 LH가 산정한 가격과 간극이 커질 수 있다”며 “낙찰가를 전액 보전하기 어렵더라도 LH가 실제 활용할 만한 토지의 참여를 끌어내려면 가격 산정뿐 아니라 최종 협의 방식까지 함께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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