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폴더블 ‘듀오’ 1999달러부터
메모리칩 가격 5배⋯마진 방어 총력
IDC “출시 1년 만에 매출 점유율 44%” 전망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시작 가격은 1999달러이며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2599달러, 2TB 최고 사양은 3199달러에 달한다.
이번 행사는 이달 1일 팀 쿡의 뒤를 이어 애플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존 터너스의 첫 대형 공식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2021년부터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해온 터너스는 개발에 거의 10년이 걸린 듀오를 만든 조직을 이끌어왔다. 쿡 시대에 개발을 시작한 제품이지만 자신이 하드웨어 책임자로 관여해온 애플의 최대 신제품을 CEO 취임 직후 직접 선보이게 된 셈이다.
듀오는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가장 큰 디자인 변화로 평가된다. 책처럼 펼치면 아이패드 미니에 가까운 7.6인치 화면이 나타나며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터너스 CEO는 “경쟁사의 기존 폴더블폰이 두 대의 휴대전화를 어색하게 붙여놓은 것처럼 느껴졌다”며 “듀오가 폴더블폰 사용 경험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너스의 첫 신제품 라인업에는 애플의 가격 전략 변화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애플은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 가격을 전작보다 각각 100달러 올린 1199달러, 1299달러로 책정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폰18 기본형은 이날 공개하지 않고 내년 봄으로 출시를 미뤘다. 당장 최신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가 프로 이상 고가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커진 비용 부담과 맞물려 있다. WSJ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칩 가격은 지난해 가을 이후 5배 뛰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애플 역시 가격을 올리거나 자체적으로 비용을 떠안아 마진이 줄어드는 선택에 직면했다.
1999달러부터 시작하는 듀오는 이러한 고가화 전략의 정점이다. 특히 폴더블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애플은 판매량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높은 가격과 브랜드 충성도를 앞세우는 전략을 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폴더플폰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다.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했다. IDC는 듀오가 출시 후 1년간 약 1000만 대를 판매해 전 세계 폴더블폰 매출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발주자인 애플이 단숨에 폴더블 시장의 ‘매출 왕좌’를 노리는 셈이다.
다만 가격 인상에도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아이폰 가격이 150~200달러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프로 모델 인상폭은 100달러에 그쳤다. 왐시 모한 BoA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제 가격 인상폭이 예상보다 작았다”면서 “이 같은 가격 책정이 애플의 시장점유율 확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당분간 마진에는 압박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