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동발 물가 상승 경계⋯10월 금통위도 라이브 미팅"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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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 설명회사진 왼쪽부터 곽법준 조사국 경기동향팀장, 안성근 통화정책국 정책기획부장, 박종우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유재현 국제국 국제기획부장, 배문선 통화정책국 정책협력팀장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최근 다시 고조된 중동사태에 따른 물가 상방 리스크를 경계하고 나섰다. 한은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상향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현 금리 수준을 중립금리 상단으로 평가하며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기조 속 금융불균형 누증과 정책 일관성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은 회의 직전까지 입수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live meeting)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두 차례 기준금리를 높이는 선제적 인상을 단행한 상황에서 단기적 이슈만으로 10월 추가 인상에 나서는 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를 제약하는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물가와 가계부채, 소득 낙수효과 지연, 중동 사태 등을 꼽았다. 박 부총재보는 "당분간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리스크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짚었다. 국내 이슈에 대해선 "소득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속도가 지연되고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 확대"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주택시장 관련 불확실성도 높다고 봤다. 박 부총재보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책 과정에서 시장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종우 부총재보 및 최창호 통화정책국장과의 일문일답.

Q. 중동 지역 긴장 재고조 속 비용 측 물가 압력 확대 가능성은

-중동 전쟁 리스크가 다시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세가 긴박하게 변하고 있어 이 긴장이 얼마나 유지될지, 혹은 얼마나 빨리 완화될지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지속되거나 리스크가 확대된다면 성장과 물가 양쪽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한은 입장에서 볼 때 현재 성장 여건 등을 감안하면 성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물가 쪽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보고 있다.

Q. 명목성장률 급등에 따른 이슈로 '주택 매입 수요 증가 가능성'을 꼽았다. 전월 조사국이 발표한 성과급 등 임금 증가가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리스크를 강조했던 것과 차이가 있나.

-명목 소득이 증가했을 때 양극화 문제나 경제 전반에 온기가 언제 퍼질지에 대한 이슈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보면 명목 소득 증가가 흘러갈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소비'와 '자산시장' 두 부분이다. 이전에는 소비 측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중심으로 말씀드렸고, 늘어난 여유자금이 자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금융안정 쪽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런 부분까지 함께 포함해 설명드린 것이다.

-조사국 자료가 물가와 실물 부문을 중심으로 봤다면, 이번 보고서는 금융불균형까지 조금 더 포괄적으로 짚었다. 통상 소득측 지표(명목 성장률, 실질 GDI)와 생산측 지표(실질 성장률)는 큰 괴리가 없지만, 올해 상반기 명목 성장률은 20%를 웃돌아 실질 성장률과의 괴리가 이례적으로 크다. 실질 성장률로 포착되지 않는 소득이라도 결국 경제 내에 머물면서 파급되므로, 이를 간과하면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궁극적으로 내수를 통한 물가 압력과 자산시장을 통한 금융불균형 양쪽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실질 성장에 피드백을 줄 수 있어 종합적으로 다뤘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Q. 현재 금융여건을 어떻게 평가하나. 그간의 금리 인상이 물가에 미친 하방 압력에 대한 시각은.

-7·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프론트로딩(선제적 인상)'을 한 셈인데, 물가 압력을 낮추는 효과는 분명히 작용할 것이다. 다만 통화정책이 물가에 파급되는 데는 시차가 존재한다. 반면 소득 증가 등이 수요 압력을 자극하는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양측의 효과 중 어느 쪽이 더 우세하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향후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상반기까지는 위험 선호가 높아 금융 상황 지수가 상당히 완화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았고 기준금리도 인상했기 때문에 금융 여건의 완화 정도는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

-기존 한은이 추정했던 중립금리 레인지를 기준으로 보면 상단 수준에 위치해 있다. 다만 현재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해 잠재성장률과 이에 기반한 중립금리를 다시 추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새로운 추정 결과가 나온 뒤 현 금리 수준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평가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Q. 중동 리스크 속 10월 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은. 긴축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나.

-중동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하다. 이미 단행한 프론트로딩이 기조적 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해야 한다. 다음 회의 전까지 9월 물가 등 주요 지표들이 나오므로 현시점에서 10월 금리를 예단하기는 어렵고, 회의 직전까지 입수된 데이터를 종합 점검해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신현송 총재가 언급하신 부분은 긴 시계 이야기다. 금융불균형 문제는 한두 달 시계 내에서 금리 하나만으로 잡기 어렵고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주택 공급 및 거시건전성 정책이 한 방향으로 장기간 공조해야 하는 이슈이므로, 특정 금융안정 지수 때문에 단기적으로 10월 인상 확률이 높아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Q. 보고서 상에서 '일관적인 부동산 정책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대출규제 기조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 의지가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수요자 중심의 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 조정을 거친 수준으로 본다. 총량규제 완화로 늘어난 대출 여력이 가계대출 증가에 부담이 되는 측면은 분명히 있으나, 올해 전체적인 가계부채 관리 기조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정책은 일관된 관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Q. 미 연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환율 상승 가능성이 보고서 상 거론됐는데 현재 환율에 대한 평가와 기업에 미칠 영향은. 연준 통화정책이 한은에도 영향을 미칠까.

-달러화 지수(DXY) 전망이 엇갈리는데 연준의 정책 발표가 기대와 다르거나 중동 리스크가 급변하면 달러화가 변동하고 원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아 외환당국 입장에서 특정 방향이나 레벨을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 연준의 통화정책 운영은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금융·경제 여건'이다. 한은은 국내 여건에 맞춰 독자적인 정책적 판단을 내리며, 기계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에 의존하지 않는다. 현재 연준의 차기 FOMC 결정을 두고도 시장 견해가 갈리는 만큼 특정 시나리오를 전제로 답하기는 어렵다.

-환율 하락은 수입 물가에 하방 요인이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와 정부의 최고가격제 상한선 조정 등이 맞물려 있다.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어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단기간에 환율이 20원 이상 하락하면서 개별 기업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겠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기업 이익이 상당 폭 늘어나고 있어 국내 성장과 소득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여전히 매우 크다. 국민총소득(GNI) 기준 명목소득 증가율은 1분기 17%대, 2분기 26.4%로 197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 유례없는 수치다. 3·4분기 증가율이 0%로 떨어지더라도 연간 전체 명목소득 증가율은 매우 높게 나오며, 환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달러화 기준 명목소득 증가는 확정적이다. 이러한 소득 급증이 소비나 경제 지표의 근본적 체질을 바꾸고 있어 통화정책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Q. '6개월 후 조건부 금리 전망' 점도표가 시장 기대 형성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나. 또 레버리지 ETF 및 차입 주식투자에 대한 별도 규제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조건부 금리 전망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시장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운영 성과를 지켜보며 보완·개선할 점이 있는지 점검하겠다. 상반기 주식시장 변동성의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 변화였으며, 레버리지 포지션 등이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레버리지 ETF 규모가 상당 부분 줄었으나,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갈 방침이다.

Q. 8월 소비자물가(3.1%)와 근원물가(3.4%)가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상에도 물가상승률이 3%대 중반으로 더 뛸 가능성이 있나. 소비 모멘텀 약화 리스크 요인 뭐라고 보나.

-8월 물가는 전년도 통신료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측면이 있다. 다만 누적된 유가 충격의 전이와 향후 확대될 수요 측 물가 압력을 감안할 때, 당분간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중동 전쟁 리스크 확대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국내적으로는 소득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속도가 지연되거나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Q. 보고서 상 IT발 성장 흐름 관련 '소득 개선과 소비회복 파급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고 진단했는데 이는 반도체 관련 성장세가 내수 전반으로 파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인가, 아니면 시차가 길어진다는 뜻인가.

-후자(시차가 길어지는 것)에 가깝다. 소득 증가 폭이 평상시 수준이라면 특정 부문에만 머물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1970년대 이후 유례없이 큰 규모의 소득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 관련 지역에서 먼저 나타난 온기가 세수 증대와 재정 여력 확충 등을 거쳐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시차가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수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전반으로 파급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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