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려 차로 20분…농촌 들녘 80곳에 ‘공동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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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22개 시·군에 10월까지 설치…전국 단위 첫 지원
NH투자증권 상생기금 2억5000만원 활용…인근 농가도 공동 이용

▲이동식 화장실 예시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화장실에 가려면 차로 20분을 이동하고, 운전이 어려운 고령 농업인은 일부러 물까지 적게 마시는 농촌의 불편을 덜기 위해 들녘에 이동식 화장실 80곳이 들어선다. 여성농업인 등의 농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로, 인근 농가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10월까지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들녘화장실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첫 사업으로, NH투자증권이 출연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2억5000만원을 활용한다.

농업인들은 장시간 논밭에서 일하면서도 가까운 곳에 화장실이 없어 주거지나 마을회관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농식품부가 소개한 여성농업인의 현장 의견에는 “밭에서 일하다 화장실이 급하면 마을회관까지 걸어가기는 멀고 차를 타고 가도 20분은 걸리니, 농번기에는 정말 불편하다”는 호소가 담겼다.

이번 지원은 농지 내 화장실 설치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 개선과 맞물려 추진된다.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농지법 시행령에 따라 농지 전용 절차 없이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로 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현장 보급도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은 6월부터 지방정부를 통해 설치 수요를 받았다. 농업경영체 등록 등 기본 자격요건을 갖춘 농가를 대상으로 설치 예정지와 주거지 사이 거리, 공동 이용 여성농업인 수, 설치 장소의 적합성 등을 평가해 80곳을 선정했다.

설치할 화장실은 자동개폐식 양변기와 절수형 세면대를 갖춘 이동식 시설이다. 별도 정화조 없이 효소제 등을 활용해 용변을 퇴비화하는 자연발효식으로, 계단 등 부속시설을 포함한 면적은 한 필지당 10㎡ 이하다. 지원 단가는 개소당 최대 300만원이며 상생기금 90%, 농가 자부담 10%로 구성된다.

여성농업인뿐 아니라 인근 농가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남녀 표지판을 바꿔 부착할 수 있게 한다. 관리자를 지정해 정기적인 소독과 분뇨 수거 등 사후관리를 맡기고, 공급업체는 농가에 시설 유지·관리 방법을 교육하고 설치 후 최소 1년간 유지보수를 제공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들녘화장실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농업인의 인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농작업 환경”이라며 “여성농업인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농작업 환경 조성과 농촌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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