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중근 유묵 '독립' 매입 포기…13억 반납·평화센터는 19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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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1년 가까이 진전 없어 국민펀딩도 무산… 도의회 "10억 투입 타당성 따져야"

▲안중근 의사가 1910년 중국 뤼순감옥에서 남긴 유묵 ‘독립(獨立)’. (경기도)
경기도가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 '독립(獨立)' 매입을 포기했다. 일본인 소장자 측과의 협상이 1년 가까이 진전되지 않은 데다 추가 재원 13억원을 국민펀딩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까지 겹쳤다.

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독립' 매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매입비로 확보한 도비 13억원은 반납받아 불용처리한 뒤 세입으로 잡을 계획이다.

'독립'은 안 의사가 1910년 중국 뤼순감옥에서 일본인 간수에게 써준 유묵이다. 현재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이 간수 후손으로부터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다.

경기도는 매입에 26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2025년 9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절반인 13억원을 편성했다. 나머지 13억원은 국민펀딩으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협상이 풀리지 않으면서 펀딩은 시작하지 못했다. 도의회는 소장자가 매각 의사를 바꾸면서 협상이 멈췄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8월 14일까지만 해도 올해 말까지 국내 반환을 추진하고 성과가 없으면 13억원을 반납받아 불용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9일에는 협상 과정의 어려움과 추가 재원 마련 문제 등을 고려해 매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유묵 환수는 중단됐지만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조성 중인 안중근평화센터는 예정대로 문을 연다.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조성하며 개관 목표일은 19일이다. 조성과 운영에는 약 10억원이 투입된다.

경기도는 '독립'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국내로 환수한 또 다른 안중근 의사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과 영인본 등을 활용해 전시·체험 프로그램과 안중근 특화 카페, 기념품 판매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2025년 24억원의 민간자본보조를 통해 국내로 환수됐다.

도의회에서는 유묵 매입사업과 평화센터 조성·운영의 타당성을 둘러싼 지적이 이어졌다.

안시현 의원(더불어민주당·동두천1)은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제2회 추경안 심사에서 "재정 여건이 어렵다며 성과가 있는 사업까지 줄이면서, 집행부 스스로 연내 환수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업에 13억원을 장기간 묶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한 사전 협상과 실현가능성 검토도 없이 예산부터 편성해 다른 사업에 쓸 수 있는 아까운 재원을 활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평화센터 조성·운영비도 문제 삼았다.

그는 "경기도는 확보한 유묵을 전시하겠다며 평화센터 조성을 발표했지만 핵심 전시물인 '독립'을 확보하지 못한 채 19일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묵 환수는 사실상 중단됐는데 경기관광공사를 통해 조성·운영에 1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기 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3)은 유묵 전시 방식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유묵 전시가 핵심이라면 도가 별도 시설을 조성하기보다 국가유산청이나 국가보훈부 등에 위탁해 더 많은 국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혜 의원도 성과가 확인된 사업은 이번 추경에서 감액하면서 집행 가능성이 불투명했던 유묵 매입비 13억원은 유지한 점을 들어 감액 기준을 따졌다.

경기도는 평화센터를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알리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해왔다. 올해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에서는 동양평화론을 주제로 한 인터랙션 미디어아트에 2억5000만 원을 지원했다.

안 의원은 "유묵 확보 여부에 따른 평화센터의 운영계획과 향후 재정부담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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