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미술품·부동산 등 비정형 증권 쏠림 전망

내년 2월 토큰증권(STO) 법제화를 앞두고 증권가의 시장 선점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사 중심의 '자체 구축'과 코스콤 공동망에 합류하는 '연합 전선'으로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인프라 구축 셈법이 양분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6개사는 자체 플랫폼 구축을 사실상 마무리했거나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초기 비용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자사 입맛에 맞는 맞춤형 생태계를 조성해 사업 확장성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 사업을 발판으로 웹3 및 금융 혁신 확장을 염두에 두어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 컨소시엄(하나금융·미래에셋증권·SK텔레콤) 결성을 통한 자체 구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STO 비즈니스 수익성에 대한 전망 차이와 공동망 참여 시 차별화 어려움 등을 감안해 비용 효율적인 자체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글로벌 사업 연계와 독자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자체 구축에 나섰다.
반면 코스콤이 주도하는 토큰증권 공동 발행 플랫폼 '코스토(KoSTO)'를 중심으로 한 연합 전선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재 코스콤과 KoSTO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증권사는 △키움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BNK투자증권 △DB증권 △iM증권 △다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총 12개사에 달한다.
이들은 개별 구축에 따른 중복 투자를 줄이고 표준화된 발행·원장관리 체계를 활용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경우 플랫폼 자체 구축과 공동망 참여를 동시에 저울질하는 '병행 검토'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아직 구체적인 방향성을 확정하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며 스터디 단계를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독자 구축 시에는 증권사의 요건 정의와 구조 설계, 우수한 SI 파트너십이 핵심인 반면, 공동망은 사업자가 글로벌 확장성과 지속 지원이 가능한 메인넷을 선정·운영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지원 종료나 호환성 문제가 있는 메인넷을 선정할 경우 참여 증권사의 사업 확장까지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초기 타깃 자산 전략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업계 다수는 제도 시행 초기 미술품과 부동산, 한우, 음악 저작권 등 비정형 증권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은 초기 비정형 증권에 집중한 뒤 향후 정형증권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며, 대신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비정형 조각투자를 우선 공략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 정형증권의 경우 세부 법적 가이드라인과 인프라 정비가 추가로 요구되는 만큼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초기에는 시장성이 검증된 부동산, 미술품 등 비정형 자산 중심으로 최초 발행과 유통 소싱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향후 발표될 가이드라인을 지켜보며 다양한 비정형 자산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정형증권 토큰화에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예탁결제원과 시스템 연동을 완료하고 머니마켓펀드(MMF) 등 주요 정형 상품의 판매부터 이익 분배까지 전 과정을 분산원장으로 구현하는 기술 검증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KB증권도 정형 자산에 방점을 찍되 비정형 증권을 병행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증권과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정형·비정형 경계 없이 투트랙으로 자산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본격적인 시장 개화에 맞선 각 사의 차별화 무기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탄탄한 IB·PF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우량 기초자산 소싱 역량을 앞세웠다. 신한투자증권은 "3개 증권사가 노드로 참여해 분산원장 법적 요건을 조기 충족했고, 비정형 자산 발행 노하우가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연계 역량을, 메리츠증권은 항공기·선박·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산업 인프라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향후 해외 자본 유치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IB 경쟁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