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세 대신 외곽 내 집”…서울 주택 수요 지도가 바뀐다 [달라진 내 집 마련 셈법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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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권 올해 누적 9.77% 올라…동남권 3.68%
대출ㆍ세부담ㆍ고금리에 고가주택 진입 부담
수요, 경기 남부까지 확산…거래량도 증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주택시장의 수요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권이 대출·세제 규제에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강북·외곽 지역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높은 전셋값을 감수하며 핵심지에 머물기보다 대출을 활용해 매수할 수 있는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가 늘면서 수요가 경기 남부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노원·도봉·강북 등이 속한 서울 동북권의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9.77%로 지난해 같은 기간(2.30%)의 4배를 웃돌았다. 서울 전체 상승률(7.77%)은 물론 도심권(종로·중·용산) 6.77%,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3.68%보다 높다.

특히 동북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성북구가 올해 들어 13.52% 뛰었고 노원구 10.39%, 강북구 9.09%, 도봉구 8.03% 순으로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노원·도봉·강북구의 상승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성북구도 1%대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 3구는 힘이 빠졌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서초구 2.34%, 강남구 1.08%에 그쳤다. 송파구는 5.60%로 강남 3구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달 초부터 주간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5주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 역시 이번주 하락 전환했다.

강남권과 외곽의 온도 차가 커진 배경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꼽힌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데다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가격이 높을수록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든다. 서울 핵심 지역은 15억원을 웃도는 아파트가 대다수여서 매수자가 직접 마련해야 할 자기자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을 겨냥한 세 부담 강화 기조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동북권은 대출 규제 속에서도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집값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이동은 서울 외곽을 넘어 경기 남부로도 번지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지역에 반도체 산업벨트 등 직주근접 수요가 더해지면서 용인·수원·화성 등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들어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17.50% 뛰었다. 광명도 14.25% 올랐고 용인 수지구(14.20%), 수원 영통구(12.35%), 용인 기흥구(11.70%), 수원 권선구(8.06%)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경기 지역 주택 거래량은 11만87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365건)보다 18.3% 증가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개선 기대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직주근접 수요가 맞물리면서 서울에서 이동한 수요에 지역 내 자체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강남 3구가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서울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는 양호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 중저가 지역은 무주택자의 실수요 매수가 주를 이루는 만큼 강남권과 외곽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디커플링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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