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스와 긴장, 운동 부족, 장시간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은 호흡에도 영향을 미친다. 머리가 앞으로 나오고 어깨가 안쪽으로 말리는 자세가 지속되면 흉곽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호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횡격막의 움직임도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의 경계를 이루는 돔 모양의 근육으로 호흡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숨을 들이마시면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흉강이 넓어지고 공기가 폐로 들어온다. 숨을 내쉴 때는 횡격막이 이완되면서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따라서 올바른 호흡은 무조건 숨을 크게 쉬는 것이 아니라 횡격막과 흉곽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편안하게 호흡하는 것이다.
흔히 이를 ‘복식호흡’이라고 한다. 그러나 배를 의도적으로 크게 내미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먼저 목과 어깨의 힘을 빼고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이때 어깨가 들썩이거나 가슴 윗부분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기보다 아랫배와 양쪽 옆구리가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 좋다. 숨을 내쉴 때는 한꺼번에 강하게 뱉기보다 천천히 여유 있게 내쉬면서 몸의 긴장을 함께 풀어준다.
호흡 연습도 어렵지 않다. 편안하게 앉아 척추를 자연스럽게 펴고 한 손은 가슴에, 다른 손은 배에 올려놓는다. 하루 5~10분 정도 자신의 숨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는 연습을 해보자. 중요한 것은 몇 초 동안 숨을 쉬느냐보다 몸에 불필요한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호흡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호흡은 건강 상태를 살피는 중요한 요소다. 한의학에서는 ‘폐주기(肺主氣)’라 하여 폐가 기(氣)를 주관하고, ‘폐사호흡(肺司呼吸)’이라 하여 호흡을 담당하는 폐의 기능을 중요하게 여긴다. 여기서 말하는 폐는 해부학적인 폐 장기에만 국한하기보다 코와 기관지, 호흡 및 기의 순환과 관련된 기능을 폭넓게 살펴보는 개념이다.
또 한의학에서는 한 가지 호흡기 증상만을 따로 보기보다 몸 전체의 상태와 생활환경을 함께 살핀다. 같은 기침이나 가래, 코막힘, 숨참, 가슴 답답함이라도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와 환경, 평소 체력과 수면, 소화 상태, 스트레스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치료 방향을 정한다. 같은 증상이라도 사람마다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한의학적 치료에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침, 뜸, 부항, 한약 등이 활용된다. 목과 어깨, 등과 흉곽 주변 근육의 긴장이 두드러진 경우에는 침 치료 등을 통해 긴장된 부위를 조절하여 보다 편안한 호흡을 돕는다. 비염이나 코막힘, 반복되는 기침과 가래가 있는 경우에는 증상의 양상과 체질,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한약 치료를 활용하기도 한다.
호흡은 몸과 마음의 상태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긴장하면 자신도 모르게 숨이 짧고 빨라지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 호흡도 자연스럽게 안정된다. 자신의 호흡을 살펴보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몸을 살펴보는 일이다.
하루 몇 분이라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목과 어깨의 힘을 풀어보자.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여유 있게 내쉬면서 자신의 호흡을 느껴보자.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것과 더불어 ‘잘 숨 쉬는 것’ 역시 건강한 생활의 기본이다. 매일 반복하는 한 번의 편안한 호흡이 건강을 위한 작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