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감소 전환·실질임금 0.3%…청년고용·주택건설도 부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관련 제조업 생산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KDI는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높았던 증가세가 조정되고 있다고 봤다.
실제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해 전월 3.9%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내구재는 10.3% 증가에서 4.1% 감소로 전환됐고 승용차와 가전제품, 통신기기 및 컴퓨터 판매가 모두 줄었다.
KDI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주요 업체 판촉행사 종료, 지난해 통신사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에 따른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6~7월 평균 소매판매 증가율도 1.5%에 그쳐 1분기 평균 3.2%를 밑돌았다. 특히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0.3%에 머무르면서 가계 구매력 회복을 제약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업 투자와 수출은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24.9% 증가해 전월 22.5%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66.0% 늘었고 전기·전자기기와 일반산업용기계 등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8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도 96.5%로 확대됐다. KDI는 이를 토대로 반도체 관련 투자의 견조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도 AI 관련 글로벌 투자 수요에 힘입어 호조를 지속했다. 8월 수출은 68.7%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은 72.5% 늘었다. 일평균 기준 반도체 수출은 216.1%, 컴퓨터는 431.2% 급증했다. 철강제품과 비철금속도 각각 10.4%, 26.7% 증가했다.
수출 증가폭이 수입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중동 긴장 재고조에 따른 물류 차질 등으로 중동 지역 일평균 수출은 13.1%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여전히 경기 회복의 약한 고리로 지목됐다. 7월 건설기성은 3.2% 감소했다. 비주거용 건축은 반도체 공장 등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주거용 건축 부진이 지속됐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도 2021~2025년 평균을 상당 폭 밑돌았다. KDI는 주택부문 부진과 건설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건설투자 전반의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은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됐지만 청년층 회복은 더뎠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0만8000명 늘어 전월 6만3000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도 줄었다.
그러나 20대 고용률은 낮은 수준에서 정체됐고 실업률도 0.5%포인트 상승했다. KDI는 “청년층의 고용 여건 개선은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KDI는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경제 역시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증가에도 중동 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하방 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