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국민연금 투자…인프라·사모대출에 몰렸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지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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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195.2조…22.5조 급증
크레디트 투자잔액 59.2% 늘어
주식·채권 넘어 고정수익 확보 집중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가 지난해 22조원 넘게 불어났다.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 더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부동산과 인프라 및 사모대출 투자를 대규모로 늘렸다.

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인프라·사모·멀티에셋 투자액은 총 195조1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172조6346억원에서 22조5414억원(13.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체 대체투자 중 인프라 투자액은 같은 기간 약 10조원이나 늘었다. 부동산이 국내외 오피스와 물류센터 등의 실물 부동산이라면 인프라는 도로·항만 등 교통시설과 발전·에너지, 데이터센터·통신망 등 장기간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회기반시설(SOC)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사모투자도 6조원 가량 늘렸다. 사모투자는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사모펀드(PEF)·벤처(VC) 투자를 비롯해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반면에 주로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내는 멀티에셋 투자는 3조9099억원에서 3조7461억원으로 투자액이 소폭 감소했다. 멀티에셋은 주식·채권·통화·원자재 등 여러 자산을 한 포트폴리오에 담고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대체투자 외형이 커지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크레딧이다. 크레딧 투자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대신 대출, 회사채, 메자닌(전환사채 등) 같은 신용 기반의 금융 수단을 활용해 약정된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식이다. 국민연금이 대출 성격의 투자한 잔액은 지난해 말 6조42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3조7951억원)보다 59.2%나 증가했다. 사모투자에서 확인되는 크레딧 투자잔액은 지난해 말 4조1545억원으로 70.8% 늘었다. 부동산에서도 크레딧 투자잔액은 같은 기간 1조3624억원에서 1조8875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특히 운용사 비동의나 민감정보 등을 이유로 펀드명이 공개되지 않은 투자도 상당해 실제 크레딧 투자 규모는 확인 금액을 웃돌 수 있다.

신규 투자처에서도 크레딧 투자 확대 흐름이 확인됐다. 지난해 말 사모투자 명단에는 블랙스톤의 유럽 시니어뎁(선순위 채권·대출) 펀드를 비롯해 블루아울 다이버시파이드 렌딩, HPS 스페셜티론, 아레스 시니어 다이렉트렌딩 등 글로벌 운용사의 대출 전략 상품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부동산에서도 그레이스톤 시니어뎁 펀드, 체이니 리얼에스테이트 크레딧, 베네핏스트리트파트너스의 부동산 대출펀드 등 신규 투자가 생겼다. 기업 대출뿐 아니라 부동산 금융에서도 크레딧 투자 범위를 넓힌 셈이다.

국민연금의 크레딧 확대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부동산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논코어뎁 전략에 최대 6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논코어뎁은 우량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선순위 담보대출보다 위험과 기대수익이 높은 부동산 대출 전략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브릿지론, 후순위·메자닌 대출, 부실채권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도 사모 크레딧 투자는 주요 대체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은행 규제 강화로 전통 금융기관이 채우지 못한 대출 수요를 사모시장 자금이 흡수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변동성이 낮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이 빠르게 커진 만큼 위험 관리 필요성도 커졌다. 기업 신용 악화나 부동산 가격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대출자산의 부실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비상장·비유동 자산 특성상 가격 발견과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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