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좀먹는 ‘비만’…“고위험·취약층 중심 지원 정책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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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 ICOMES 2026 정책세션 개최…“비만 중재는 사회 모두의 잠재적 편익”

▲3일 대한비만학회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 특별 정책세션 ‘국가 비만 관리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청우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위원(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 발표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국내에서 비만으로 연간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23조원을 초과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약물을 비롯한 대부분의 비만 치료 수단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대한비만학회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 특별 정책세션 ‘국가 비만 관리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비만의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논의했다. 학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건강 위험도가 높고 치료를 시도하기 어려운 계층을 파악해, 비만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비만 유병률은 2024년 기준 39.2%로, 성인 10명 중 약 4명이 비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체질량지수(BMI)만으로는 비만의 실질적인 질병 부담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34만9765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같은 1단계 비만 범주(BMI 25~29.9kg/m2) 내에서도 비만이 아닌(No obesity) 비율은 23.2%, 잠재적 비만(Preclinical obesity)은 31.5%, 임상적 비만(Clinical obesity)dms 45.3%로 구분됐다. 단순히 체중만으로는 질병의 부담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청우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위원(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508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 항비만 약물을 6개월 이내 처방받은 비만 환자는 전체의 12.8%, 3단계 비만 환자 중에서는 30%에 불과했다”라며 “체중 감량 시도 경험은 79.9%로 높았지만, 항비만 약물이 효과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8.5%에 불과해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BMI 단독 기준보다는 임상적 징후와 기능적 손상 기반의 평가가 필요하며, 중증 비만 환자의 낮은 항비만 약물 처방률은 치료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

▲3일 대한비만학회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 특별 정책세션 ‘국가 비만 관리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 패널들이 토의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비만 환자가 증가하면 환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과체중·비만 경제활동 연령 성인의 본인 부담 의료비는 정상체중군보다 79%에서 최대 174%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결근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은 연간 약 5750억원, 근무 중 생산성 저하로 인한 간접비용은 연간 약 7.8%로 추계된다. 조기사망, 결근, 생산성 저하 등을 종합하면 국내에서 비만으로 인해 연간 약 23조4000억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원석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위원(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비만의 경제적 부담은 개인의 의료비를 넘어 고용주와 사회 전체의 생산성 및 노동력 손실로 확장된다”라며 “비만을 임상적 문제이자 중요한 보건경제학적 문제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효과적인 비만 중재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잠재적 편익이 된다”라며 “비만 치료 방법이 지니는 가치는 체중 감량 그 자체를 넘어 평가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내에서 비만 대사 수술 이외에는 비만 치료 수단이 모두 비급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적극적인 비만 치료 가능성이 갈리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BMI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고, 동반 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식사와 운동 치료 및 상담 등 선행 치료를 시행한 이후라면 ‘위고비’와 ‘젭바운드’ 등 치료제를 건강보험 급여로 투약할 수 있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일부 비만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이준혁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위원(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조교수)은 “위험도가 높고,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비만 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치료 필요도와 지불 능력, 지역 접근장벽을 고려해 우선순위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만 치료제를 전면 급여화한 국가는 없지만, 여러 국가가 제한적인 방식으로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급여안을 확정하기보다는, 정책적 사각지대의 우선순위를 먼저 합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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