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5년간 온실가스 9% 줄었지만… 감축분 64%는 발전5사 [탄소감축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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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계획기간 할당업체 배출량 9%↓…5330만t 감소
5년 누적 배출량 28억390만t…배출허용총량 범위안
발전5사 감소량 3401만t…전체 순감소량의 63.8%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배출권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 동안 국내 할당대상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5년 새 9% 감소했다. 할당대상업체가 18% 넘게 늘어난 가운데서도 5년 누적 배출량은 정부가 정한 배출허용총량을 밑돌았다. 겉으로 드러난 탄소감축 성적표는 합격점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체 감소량의 64%를 발전 5사가 차지했고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주요 제조업에서는 생산 감소에 따른 배출량 감소 효과도 상당했다. 경기와 전원믹스 변화에 기댄 감축을 넘어 산업 전반의 공정 혁신과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제4차 계획기간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7일 본지가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의 할당대상업체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3946만7378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로 집계됐다. 2021년 5억9277만226t(톤)보다 5330만2848t(9.0%) 줄었다.

할당대상업체는 배출권거래제에 따라 배출권을 할당받아 배출량을 관리ㆍ보고하는 기업이나 사업장이다. NGMS 명세서에는 배출권거래제 기준에 따라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한 온실가스뿐 아니라 전기·열 사용 등에 따른 간접 배출량도 포함된다.

제3차 계획기간 5년간 누적 배출량은 28억390만2839t이었다. 변경된 배출허용총량인 30억4825만t을 밑돌았다. 총량만 놓고 보면 계획 범위 안에서 배출량을 관리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특히 배출량 감소는 관리 대상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타났다. 할당대상업체는 2021년 684개에서 2025년 810개로 126개(18.4%) 증가했다. 다만 2024년 목표관리업체에서 지난해 할당대상업체로 새로 편입된 것으로 확인되는 그린에어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등 34개 업체의 배출량은 총 257만t으로 전체의 약 0.5%에 그쳤다. 신규 편입이 전체 배출량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감축분 3분의 2 발전 5사 몫⋯ 배출량은 다배출업종에 쏠려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문제는 5330만t을 ‘누가, 어떻게 줄였느냐’​다. 전체 배출량 감소는 발전 부문에 압도적으로 집중됐다. 발전 5사의 2021~2025년 배출 감소량은 3401만2438t으로 전체 순감소량 5330만2848t의 63.8%에 달했다. 국내 배출권거래제 대상 업체 전체가 줄인 온실가스 10t 가운데 6t 이상을 발전 5사가 담당한 셈이다.

발전 부문의 배출 감소에는 석탄발전 축소와 원전ㆍ재생에너지 확대 등 전원믹스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르게 감축이 이뤄졌다기보다 전력 부문의 변화가 전체 감축 실적을 상당 부분 끌어내린 구조다.

배출량도 일부 업종에 집중됐다. 2025년 전기업 배출량은 1억7527만3870t으로 전체의 32.5%를 차지했다. 1차 철강 제조업은 1억486만7724t(19.4%)으로 뒤를 이었다. 두 업종을 합치면 전체 배출량의 51.9%에 달한다.

기초 화학물질 제조업은 4754만3628t(8.8%), 시멘트·석회 등 제조업은 3505만8928t(6.5%), 증기·냉온수·공기조절 공급업은 3271만8575t(6.1%)이었다.

기업별로는 포스코가 6984만6022t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현대제철·한국서부발전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동서발전ㆍ한국남부발전ㆍ삼성전자ㆍ쌍용C&EㆍS-Oil도 배출량 상위 10개 업체에 포함됐다.

철강·석화·시멘트 감소에도 ‘감산 효과’…4차 계획기간이 진짜 시험대

제조업의 배출 감소 역시 모두 탄소감축 경쟁력 향상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철강ㆍ석유화학ㆍ시멘트 등 대표적인 다배출 업종은 제3차 계획기간 동안 업황 부진과 생산량 감소를 겪었다. 생산 자체가 줄면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도 함께 감소하는 만큼 공정 개선이나 설비 전환을 통한 구조적인 감축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제4차 계획기간에는 ‘얼마나 줄였느냐’보다 ‘어떻게 줄이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경기나 생산량 변화에 따른 자연 감소가 아니라 저탄소 공정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연료 전환 등 기업의 실질적인 투자로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강화되는 배출권 규제 아래에서 발전 부문에 집중됐던 감축 부담을 산업 전반이 얼마나 나눠 질 수 있을지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국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절대 배출량 감소도 의미가 있지만 생산량 감소에 따른 하락인지, 공정 개선과 효율 향상 등 실질적인 감축에 따른 것인지 함께 봐야 한다”며 “배출량이 줄었다는 결과보다 어떤 방식으로 줄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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