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영 "전임자 지우기 안 돼"…폰프리 300교·RAS교육과·벽깨기협력과 가동
처음엔 피했다. 두 번째 물음에는 답했다.
“전 교육감께서는 일을 안 해서 아무것도 안 일어난 것 같다.”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임태희 전 교육감의 4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내놓은 답이다. 전임 교육정책 평가에서 시작된 공방은 안 교육감이 내건 ‘경기교육 대전환’이 무엇을 바꾸고,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로 이어졌다.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안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에서 윤종영 국민의힘 의원(연천)과 전임 교육정책 평가와 새 교육정책의 방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윤 의원은 ‘경기교육 대전환’이라는 표현부터 파고들었다. 대전환을 내건 것이 기존 경기교육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인지, 임 전 교육감 시절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정책은 이어갈 것인지 물었다.
안 교육감은 처음에는 “전임자에 대한 평가는 자제하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답변을 거듭 요구하자 안 교육감은 “솔직하게 말하겠다”며 “전 교육감께서는 일을 안 해서 아무것도 안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있으나 없으나 똑같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재차 묻자 안 교육감은 “일을 안 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인물을 두고 안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평가는 결이 달랐다.
안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과정 인터뷰에서 “임태희 교육감이 4년 동안 쌓아오신 자산 중 살릴 것은 살리고, 멈춰 있던 자리는 다시 움직이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전 교육감 재임 기간 경기도교육청은 AI교육과 하이러닝, 경기공유학교, 경기온라인학교 등을 추진했다. 임 전 교육감 역시 교육감 후보자 토론 과정에서 이들 정책을 재임 성과로 제시했다.
본회의장의 공방은 안민석표 교육정책으로 넘어갔다.
윤 의원은 ‘RAS 경기 문예체 교육’, ‘폰 프리스쿨’, ‘벽 깨기’ 등을 거론하며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정책 명칭과 조직을 변경하는 것이 곧 교육대전환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취지로 물었다.
안 교육감은 정책의 목표를 학생과 학교의 변화에 뒀다.
그는 “목표 지향은 분명하다”며 “등교가 설레는 학교, 교사가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가 안심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임기 4년 동안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교육감이 이날 언급한 정책들은 이미 조직과 학교 현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경기도교육청은 1일 조직개편을 통해 독서(Reading)·예술문화(Arts)·스포츠(Sports)를 교육과정과 연결하는 ‘RAS교육과’를 신설했다.
지역교육정책과는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을 전담하는 ‘벽깨기협력과’로 개편했다. 민주시민교육과도 신설했다. 디지털교육정책과는 AI교육정책과로 바꿨다.
취임 1호 결재인 ‘폰 프리 스쿨’은 학생자치회가 학교별 스마트폰 사용 약속과 실천활동을 직접 만드는 방식이다.
도교육청은 1차 100교 모집을 시작으로 추가 모집을 진행해 초·중·고·특수·각종학교 300교 안팎을 실천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다. 휴대전화 사용을 줄여 확보한 시간은 독서·예술문화·스포츠 등 RAS 활동과 연계한다.
제4호 결재인 ‘RAS 경기 문예체 교육’은 2026학년도 2학기부터 도내 학교에서 본격 운영한다.
독서와 예술문화, 스포츠를 학교 교육과정과 일상 속 교육활동에 연결해 학생의 사고력과 감성, 신체활동을 함께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제5호 결재인 ‘벽깨기’는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의 자원을 학교와 연결하는 정책이다.
도교육청은 25개 교육지원청과 31개 시·군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 통학과 학교시설 개방, 돌봄, RAS 활동 등 학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교육현안을 지역과 함께 풀겠다는 구상이다.
안 교육감도 이날 “최근 추진 중인 벽깨기 정책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역사회와 교육청이 함께 협력하기 위한 것”이라며 31개 시·군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윤 의원의 문제제기는 정책 자체의 찬반보다 지속성과 예산 투입의 정당성에 맞춰졌다.
윤 의원은 “정치인은 임기 중 성과를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교육정책의 결과는 10~20년 뒤 아이들의 삶을 통해 나타난다”며 “전임자를 지우기 위해 정책을 뒤집어서는 안 되고 정치적 성과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거나 도민과 학생에게 미래의 부담을 떠넘겨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질문은 ‘임태희 경기교육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서 출발했지만 공방은 안민석표 경기교육이 기존 정책과 무엇이 다르고, 그 변화가 학생과 교사·학부모에게 어떻게 이어질지를 묻는 쪽으로 확대됐다.
안 교육감은 “4년 동안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길을 가겠다”며 “등교가 설레는 학교를 만들고, 교사들이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며, 학부모들이 안심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벽깨기’의 첫 공식 협약 일정은 9월 9일 오산 원동초등학교에서 진행된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를 공동비전으로 선포하고 10대 핵심과제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교육지원청과 기초지자체 간 협약으로 지역협력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