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한 달간 코스닥 지수는 16%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세를 압도했다. 상반기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이탈한 자리를 개인 매수세로만 채운 '얇은 수급'은 한계로 꼽힌다. 코스닥 시장이 실적 장세의 온기를 이어가려면 외국인·기관 수급 유입과 주주환원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코스닥 지수는 719.76에서 834.29로 15.91% 급등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40%)을 4.7배 웃돌았다. 7월 변동성 장세 속에서 920.57에서 719.76까지 밀려났던 코스닥 지수가 8월 들어 V자 반등세를 보이며 하락 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8월 코스닥 시장은 다수 업종이 골고루 상승하는 순환매 랠리를 보였다. 월 초ㆍ중반에는 코스피 쏠림 해소로 코스닥 제약·바이오, 로봇, 화장품 업종에 자금이 몰렸고, 두 차례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후반에는 엔비디아 실적, 잭슨홀 미팅 등 주요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코스피는 횡보했지만, 코스닥은 반도체 소부장·2차전지·IT 부품의 순환매를 바탕으로 830~840선을 지켰다.
종목별로 보면 8월 한달 사이 심텍(102.66%), 주성엔지니어링(80.06%), HPSP(75.83%) 등 반도체 소부장 업종과 알테오젠(42.98%), 코오롱티슈진(50.99%) 등 바이오 대형주의 급등세가 코스닥의 가파른 상승을 주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코스닥 반등을 단순 '테마 장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6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 전체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고, 매출액과 순이익 역시 각각 23.6%, 260.2% 늘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IT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반도체, 철강 등에서 100%가 넘는 영업이익 성장률이 나왔고 화학·미디어 등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며 "소수 대형주가 평균을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기업의 저변 자체가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시장을 떠받치는 유동성의 ‘얇은 뼈대’다. 8월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홀로 누적 2조158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으나, 외국인(-1조8413억원)과 기관(-3647억원)은 순매도로 일관했다. 전체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개인의 저가 매수세만으로는 장기 상승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매물 부담이 적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기도 한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 시장에서 26조2904억원까지 불어난 반면, 코스닥은 6조9621억원에 그쳤다. 코스닥은 '빚투' 과열에서 한발 비껴서 있는 모습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개인의 신용 베팅이 적어 (코스피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9월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실적과 수급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주주환원'이라는 확실한 모멘텀이 더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주주환원 요인이 약하고 고밸류 성장주 비중이 높아 코스피 시장과 수익률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익 개선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과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이뤄져야 본격적인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