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디스플레이 등 전통 주력품은 여전히 고전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올해 들어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4년 만에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대(對)중국 수출 급증세가 무역흑자 안착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중국 무역수지는 27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89억달러 적자를 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366억달러 수지가 개선된 수치다.
이러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대중국 무역수지는 4년 만에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게 된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1년 만인 2023년 처음으로 180억달러 적자를 낸 데 이어, 2024년(69억달러 적자)과 2025년(112억달러 적자)에도 내리막을 걸었다. 당시 중국의 경기 둔화와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가 적자 지속의 원인이 됐다.
올해 대중국 무역수지가 급반전된 배경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의 폭발적인 호조세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9.3%나 급증한 241억달러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수출(982억5000만달러)의 24.4% 정도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기여도가 절대적이었다.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13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9.6% 급증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 데다 단가 상승세가 겹친 결과다. 이와 더불어 일반기계(33.3%)와 컴퓨터(60.4%) 수출 역시 크게 늘며 대중 수출 증가를 거들었다.
다만 호조세 이면에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라는 구조적 약점도 뚜렷하다. 전통 주력 품목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대중국 석유화학 수출은 역내 합성수지 생산시설 신·증설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4.3%)와 디스플레이(-13.8%) 수출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중 수출 전략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고도화’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박재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이 하락하는 품목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중국의 수입 수요가 증가하는 신산업 분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