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토핑 추가금 없이 제공…품질 위해 출점 속도 조절

오픈 키친 카운터를 따라 몇 걸음 옮기는 사이 쌀과 블랙빈, 치킨 등이 그릇 위에 쌓였다. 재료를 섞어 한입 떠먹으니 고수 특유의 향과 살사의 산미가 입안을 산뜻하게 감쌌다. 뒤이어 쌀의 담백함과 치킨의 짭짤함, 사워크림의 부드러움이 차례로 어우러졌다. 한 숟가락 안에서 새콤함과 고소함, 아삭한 식감이 겹쳤다. 고르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나만의 한 그릇’이다.
눈앞에서 재료를 골라 완성하는 미국 대표 패스트 캐주얼 외식 브랜드 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이 한국에 상륙했다. 미국 매장의 메뉴와 조리법은 물론 주문 방식까지 그대로 옮긴 아시아 첫 매장이다.
치폴레의 한국 운영사인 에스앤씨레스토랑홀딩스(S&C)는 1일 서울 강남구 치폴레 강남점에서 출시 기념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2일 첫번째 매장을 연다고 밝혔다. S&C는 상미당홀딩스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와 미국 치폴레 본사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치폴레가 해외 사업에서 합작법인 형태로 현지 파트너와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3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출발한 치폴레는 ‘진정성 있는 음식’을 핵심 철학으로 삼고 성장한 브랜드로 현재 미국 S&P 500 편입돼 있다. 치폴레 강남점은 미국 현지 매장의 메뉴 구성과 조리 및 주문 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합성향료와 인공색소, 보존료를 전혀 쓰지 않으며 매일 아침 현장에서 신선한 식자재를 손질해 조리한다.
품질 유지를 위해 샬롯, 고수, 할라페뇨, 양파, 쌀 등 주요 농산물은 국내 현지 공급사를 통해 소싱하며 매일유업을 통해 사워크림 등 주요 유제품을 공급받는다.
허희수 상미당홀딩스 최고비전책임자(CVO)는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은 매장 설계가 아니라 기준을 충족하는 재료와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이었다”며 “치폴레는 원재료와 조리 방식 자체가 브랜드의 핵심인 만큼 현지화보다 오리지널리티(고유성)를 온전히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치폴레의 핵심 경쟁력은 개인 취향에 맞춰 54가지 재료를 조합하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다. 주문은 오픈 키친 카운터를 따라 이동하며 이뤄진다. 고객은 △부리또 △부리또 볼 △타코 △샐러드 △퀘사디아 등 베이스를 선택한 뒤 치킨, 스테이크, 바바코아(소고기), 카르니타스(돼지고기), 소프리타스(두부), 베지(과카몰리) 등 6종의 단백질(프로틴) 메뉴를 고른다.
여기에 쌀, 콩(블랙빈·핀토빈), 살사, 치즈, 사워크림, 파히타 야채 등 기본 토핑을 기호에 맞게 조합할 수 있다. 특히 치폴레는 프로틴 메뉴가 같다면 부리또, 볼, 타코 등 메뉴 형태와 관계없이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며, 기본 토핑 추가에 따른 별도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
치폴레는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빅바이트컴퍼니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치폴레 사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매장 확대는 속도전 대신 품질 관리에 집중한다. 연내 국내에 2·3호점을 추가 출점하고,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 1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일관된 고객 경험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사업은 가맹점 없이 100% 직영점으로만 운영한다.
스콧 보트라이트 치폴레 CEO는 “한국은 음식의 품질과 식자재 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역동적인 소비자가 있는 이상적인 시장”이라며 “한국 1호점은 단순한 매장 오픈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치폴레가 성장해 나갈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