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전시에서 평시로 번진 북러 혈맹, 종전 후가 두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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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국제경제부 기자

2024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조약의 가장 큰 특징은 공격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으로 함께 한다는 이른바 ‘상호방위’ 개념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북한은 자국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 격전지에 파견했고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에 맞서는 데 일조했다. 최근에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추가 파병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취재를 해보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보로네시에 훈련센터를 짓고 있었고 전문가는 그곳에서 북한군이 드론전 등 다양한 전쟁 기술을 배울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북러 관계가 점점 평시로까지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4월부터 러시아 채용 사이트에서 부쩍 늘어난 북한말 통역사와 건설 현장 북한 노동자 관리인 공고가 대표적이다. 헤드헌터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현장에서 앞다퉈 북한 전문 능력자를 채용하고 있었다. 이후 SNS에선 누가 봐도 북한에서 온 남자들과 여자들이 러시아행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헤르손주가 북한과 농산물 반출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드러났다. 헤르손 주지사는 북러 관계 심화에 관한 문의에 몇 달째 답변을 준비 중이라고만 둘러댔지만 지난달 농산물 반출 작업을 위한 회사 선정 사실 만큼은 곧장 확인해줬다. 그 회사가 친북 고려인 회사라는 사실을 내가 모를 것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탄피로 맺은 북러 전시 혈맹이 이젠 집을 짓고 밥을 짓는 일상 혈맹이 돼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나라가 하나 있다. 한국이다. 남들이 종전에 안도하며 재건 사업으로 돈 벌 궁리일 때 우린 더 끈적거리는 북러 혈맹을 머리에 이고 지내야 한다. 그것도 드론을 잘 다루며 식량난 걱정이 줄어든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향한 우리의 태도는 참 한결같다. 병력도 줄 수 없고 무기도 줄 수 없다. 북한군 포로 송환 얘긴 쏙 들어간 지 오래다.

대만을 노리는 중국, 전쟁가능국가로 변모하는 일본, 연합훈련을 축소한 미국을 상대하기도 벅찬 지금 또 하나의 변수를 우리 손으로 직접 키워내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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