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조장옥 칼럼]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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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선거승리에 취한 집권당 행태
파국 맞은 日군국주의 행로와 유사
지지율 추락 예사롭게 보아선 안돼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은 지도자들이 정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20세기 그와 같은 정황을 가장 잘 보여준 나라가 일본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한국에 대한 집착은 당시 독일 출신 육군 고문 야코프 메켈(Jacob Meckel) 소령이 군 지도부에게 “일본의 심장을 겨눈 단검(a dagger pointing at the heart of Japan)”과 같은 조선이 다른 나라의 영향 아래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일본의 안보가 달려 있다고 충고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곧바로 일본 정부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육군 참모본부는 1887년부터 조선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조선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중국을 축출하기 위한 전쟁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하였다. 동학농민운동을 기회로 한국에 파병한 두 나라 사이에 1894년 전쟁이 발발하였다. 청일전쟁이다. 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시모노세키 조약이 맺어졌다. 그에 따라 청나라는 한국에서 축출되었으며 대만을 일본에 할양하였다. 그뿐 아니라, 국제적인 압력으로 뒤에 되돌려 주긴 했지만, 수도 북경으로 향하는 해상 길목을 장악할 수 있는 요충지 랴오둥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넘겨주었고 3억 6400만엔의 배상금을 지급하였다.

청일전쟁의 비용은 육군이 1억 6500만엔, 해군이 3600만엔으로 일반회계 세출의 2년분이 넘는 액수였다. 그런데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라 중국이 지급한 전쟁배상금은 전쟁 비용을 보상하고도 1년 세출을 능가하는 수입이었다. 일본은 당시 산업화 과정에서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국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배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치른 첫 현대적인 전쟁에서 너무나 큰 보상을 얻게 된 것이다. 일본 국민은 열광하였다.

결국 일본은 전쟁에 의한 문제해결이라는 독배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전반 일본은 그와 같은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였다. 거듭된 전쟁으로 결국 패망하게 되는 계기가 청일전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전개가 계속되었다.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한국에 대한 영향은 고종이 1896년 2월 11일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는 사태로 잠시 막을 내렸다. 소위 아관파천(俄館播遷)이다. 그날 왕과 왕세자가 비밀리에 경복궁 영추문(迎秋門)을 빠져나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

이때부터 일본은 조선(造船)을 비롯한 군비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하였다.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에서도 일본이 승리하였다. 이후 일본의 정서는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할 때까지 내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연장선에 있었다. 군국주의의 패권 정서가 일반 대중에게까지 팽배해 있었으며 정치·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사상 통제가 도입되었다. 학교 교육이 이를 뒷받침하였다. 역사와 문학 교육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의 군사적 성취를 찬양하고 도덕 교과서를 통해서는 언제나 개인보다 국가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기 전 일본이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고 전쟁을 만류한 한 의원은 만장일치로 제명당했다.

군국주의 일본을 되돌리기에 1894부터 지속된 승리의 중독이 너무 깊었다. 그에 반하는 것은 곧 반역이었다. 적당한 선에서 멈추지 못하는 승리는 중독을 낳고 중독은 일본의 역사를 망쳤다.

지금 이 나라의 집권당이 하는 선택을 보면 왜 이리 과거 군국주의 일본이 걸어간 패망의 길과 유사한지 의아하다. 몇 번의 선거에서의 승리가 중독을 낳고 그 중독이 나라를 이해하기 힘든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입법부 장악에 성공하더니 이제는 사법 질서를 망가뜨리면서까지 자의적인 뜻대로 나라를 움직이려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법무부 장관이 사퇴까지 하겠는가? 그럼에도 스스로 돌아보는 자정 기능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은 집권당이 그와 같은 횡포를 일삼는 것이 여러 송사가 걸려 있는 현직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사법체제를 망가뜨리다 못해 대법원장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국방에서 사법까지 국가를 해체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인가? 그래선지 대통령 지지율이 수직 강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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