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 44% 크게 웃돌아
실적 호조에도 높아진 월가 문턱
시간외서 하락했다 4.2% 상승 반전
젠슨 황 “순환금융 아닌 선순환 구조”
삼성·SK하닉과 HBM 협업 성공전략 강조도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분기 실적과 공격적인 성장 전망을 내놨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이은 호실적으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크게 높아지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만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7 회계연도 2분기(올해 5~7월)에 962억2000만달러의 매출과 2.22달러의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년 전 467억달러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면서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매출액 921억7000만달러, 주당순이익 2.10달러였다.
전망도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약 10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8 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이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4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크레스 CFO는 고객사들의 전망을 토대로 “내년 회사의 성장세가 두 배로 확대될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며 공급 제약 등을 감안해 회사 전망에는 이를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CEO는 오픈AI와 앤스로픽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사실상 ‘순환금융’이라는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AI 기업 투자액 약 500억달러는 엔비디아 잉여현금흐름(FCF)의 극히 일부이고 AI 서버는 다른 고객에게 재배치할 수 있어 재무적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대한 투자를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며 “더 많이, 더 일찍 투자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후회”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과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협업도 성장의 핵심 기반으로 부각했다. 황 CEO는 “과거에는 우리가 칩 회사인데 왜 메모리 공급업체와 협력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이제 사람들은 공급망 상류에서부터 준비해온 것이 기발한 전략이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은 AI 경제 거품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줬다. 엔비디아는 AI 모델의 학습 및 운영에 필수적인 AI 가속기의 최대 공급업체인 만큼 이 회사의 분기 실적은 업계 전반의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오픈소스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디인포메이션이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해 AI 칩 시장의 지배력을 지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적 발표 직후 장외 거래에서 일시적으로 주가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급속한 성장과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당연시하면서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의 매출은 16분기 연속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여섯 차례의 실적 발표 중 다섯 차례에서 다음 날 하락했다.
경영진의 장기 성장 전망과 황 CEO의 변곡점 발언이 나오고 나서야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5000만 주 이상의 활발한 거래량 속에서 4.2% 뛰었다.
미국 아마존닷컴 등 기술 기업들의 초거액 투자가 지속될 것임이 확인된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확대해 2027~2028년 글로벌 인프라에 엔비디아 GPU 200만개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 등의 수요 증가가 사업 기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개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 투자액은 올해 약 8000억달러에 달하고 내년 약 1조3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곧바로 급등하지 않았다는 점은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세스 히클 마인드셋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통신에 “엔비디아에 주어진 과제는 더 이상 좋은 실적을 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이미 기대하는 훌륭한 실적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월가 전망을 웃도는 것이 거의 입장료와 같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악재로 작용할 우려도 제기된다. 3분기(8~10월) 분기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74%로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으며 사전 시장 예상치도 밑돌았다.
엔비디아의 AI 서버에는 대량의 메모리가 탑재돼 있어 부품 비용 상승은 이익률을 압박한다. 크레스 CFO는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회사의 예상을 웃돌았으며, 28년까지 더욱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