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미등록이주 아동 출생등록 규정 마련 않은 것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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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이투데이DB)
국내에서 태어난 미등록이주 아동의 출생등록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헌재) 판단이 나왔다.

27일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관해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임을 확인한다”는 결정을 선고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동이 어떠한 이유로든 출생등록으로부터 배제돼 우리나라에서 서류상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상대적으로 학대당하거나 유기되기 쉽고 다른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그 신분이 드러나지 않아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적을 떠나 모든 아동은 그 자체로 소중한 생명이자 독자적인 인격체"라고 강조했다.

또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는 장소나 나라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아동이 태어난 즉시 그 출생한 지역의 관할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은 인간으로서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베트남 국적 A씨와 자녀가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의 출생신고에 관해 입법을 하지 않은 행위가 위헌이라며 2022년 2월 제기한 것이다.

A씨는 2008년 비전문취업비자(E-9)를 받아 한국에 입국했으나 현재 승인된 체류 기간을 넘겨 미등록 상태인 외국인이다.

A씨는 2016년 베트남 국적의 아내와 결혼했고 2019년 서울에서 아이를 낳았으나, A씨 자신이 미등록 상태였던 까닭에 아이 역시 출생 등록을 하지 못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이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에 관한 등록만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에 A씨 등 청구인은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국가는 국내에서 출생하는 모든 아동에 대한 출생을 등록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대한민국은 이에 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심판을 청구했다.

출생등록되지 못한 외국인 아동은 의료, 교육 등 혜택을 받지 못하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범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관한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다.

헌재는 이날 해당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 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 의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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