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예상에 부합해 금리 부담이 완화된 데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수요 지속성을 재확인하면서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도 회복될지 주목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 시작 전 네이버페이증권 검색 상위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차, 삼성전기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5% 오른 26만1500원, SK하이닉스는 0.60% 상승한 16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26만6500원, SK하이닉스는 173만5000원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다.
이날 반도체주는 엔비디아 실적이 핵심 변수다.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962억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주력 사업인 데이터센터 매출도 890억달러로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하이퍼스케일러뿐 아니라 AI 클라우드 매출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GPM)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돈 점은 부담이지만, 2028회계연도 매출 증가율 전망을 크게 높인 점이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공급 제약을 고려해도 높은 성장세가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확인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는 4%대 강세를 보였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메모리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 실적은 HBM, DRAM 등 메모리 수요 가시성 및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을 높여준 만큼, 한동안 불안감이 높았던 주도주인 반도체의 투자심리는 호전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주주환원 이슈와 엔비디아 실적 경계감이 맞물리며 변동성이 컸다. 다만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AI 서버와 메모리 수요가 재확인되면서 이날은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커스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주주환원, SK하이닉스는 HBM 우위와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기대가 각각 투자 논리로 남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6.32% 오른 8만5800원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원전과 전력 인프라 기대가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원전 확대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도 전력 인프라주 투자심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반도체 성능 경쟁 이후 병목 지점이 전력과 냉각, 에너지 솔루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엔비디아 실적 이후 반도체뿐 아니라 네오클라우드, 전력, 공조, 광자 등 AI 생태계 전반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Hot Chips 2026 등 주요 AI 이벤트에서 반도체 성능과 병목보다 에너지 솔루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전력 인프라주 관심을 뒷받침한다.
현대차는 전날 3.09% 내린 4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6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 이후 기대감이 다소 낮아진 모습이다. 현대차는 2030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 모빌리티 수익 구조 변화가 중장기 수익성 개선의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시장이 기대했던 신사업 전략의 구체적인 업데이트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보틱스 사업은 올해 하반기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내 로봇 메타플랜트 적용센터(RMAC)를 가동하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2028년 대규모 배치를 시작한다는 기존 방향이 재확인됐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62만원으로 낮췄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던 신사업 전략 업데이트 부재로 기대감은 소멸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기는 전날 2.35% 내린 133만원으로 약세였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부품주에도 경계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비디아가 AI 투자 사이클 지속성을 확인한 만큼 이날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실리콘 캐패시터 등 AI 서버용 고부가 부품 기대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전날 7.22% 내린 50만1000원에 마감했지만 이날도 투자자 관심권에 남아 있다.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근육보존 비만 신약 HM17321을 기술이전한 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 나왔지만,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비만 파이프라인 전반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계약 규모는 총 23억500만달러, 약 3조2000억원이며 계약금은 1억9000만달러, 약 2700억원이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에 대한 빅파마 관심이 확인된 만큼 한미약품 비만 파이프라인 전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HM15275, HM-500197 등 남아있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기술이전 기대감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날 11.04% 내린 11만1200원으로 급락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흡수합병 이슈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9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합병 비율과 분리막 사업 구조조정 이후 모회사 편입 효과를 둘러싸고 양사 주가가 엇갈린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사업을 완전히 내부화하면서 추가 재무지원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평가와, 단기적으로는 적자 사업 부담과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분리막 업황이 회복될 경우 SK아이이테크놀로지 손익이 모두 SK이노베이션 지배주주 손익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은 중장기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