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플래닛 리서치랩은 2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크립토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 잔액이 올해 2분기 561억6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6.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정점인 786억9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28.6% 줄어든 수준이다.
이번 감소는 2022년 루나·FTX 사태 당시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2022년 2분기에는 크립토 담보 대출 잔액이 한 분기 만에 55% 넘게 급감했고, 이후 3AC(쓰리애로우즈캐피털) 등 대형 차입자의 디폴트와 셀시우스·보이저·블록파이 등 주요 대출사의 유동성 위기, 파산이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반면 이번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세 분기에 걸쳐 약 10%, 5%, 17%씩 단계적으로 감소했고, 현재까지 대형 기관의 연쇄 부도나 주요 중앙화금융(CeFi) 대출사의 파산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번 조정을 급격한 신용 경색보다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을 줄여가는 단계적 디레버리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체 대출 잔액이 줄었다고 남아 있는 부채의 위험까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표 디파이 프로토콜인 에이브(Aave V3) 핵심 대출 장부에서는 전체 부채의 절반가량이 부채 가중 평균 담보인정비율(LTV) 약 90%가 적용되는 E-mode 대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범주(CeFi, DeFi, CDP)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특정 대출사 부실에 국한된 현상이라기보다 시장 전반에서 차입 규모가 함께 줄어든 흐름으로 해석된다. 다만 CeFi 대출과 탈중앙화금융(DeFi) 차입, CDP 발행 사이에는 일부 중복 집계 가능성이 있어 수치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
온체인 대출 시장으로 자금이 빠르게 돌아오기 어려운 금리 환경도 변수로 꼽혔다. 4월 7일 기준 Aave의 USDC 예치 수익률은 연 2.61%, 컴파운드 USDC는 2.55%로, 같은 날 인터랙티브브로커스가 유휴 현금에 적용한 3.14%보다 낮았다. 반면 분기 종료 후 스테이블코인 가중 차입금리는 3.88%까지 상승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상단인 3.75%를 웃돌았다.
다만 최근 일부 반등 조짐도 나타났다. 2분기 말 204억 3,000만 달러였던 DeFi 대출 잔액은 7월 21일 219억 4,000만 달러로 약 7.4% 늘었다. 보고서는 향후 한 분기 대출 잔액이 2022년 4분기와 비슷한 약 29% 이상 급감하거나, 주요 대출사의 출금 중단·파산이 이어지면 이번 조정이 2022년과 다르다는 판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