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민간교류 거의 없어…독재정권 간 정치적 제스처
北·벨라루스·러 이동 용이 메커니즘 면밀히 검토해야”

치하노우스카야는 25일 본지와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비자 면제의 실질적 목적을 묻는 말에 “일반 벨라루스 국민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벨라루스와 북한 사이에는 정상적인 관광이나 의미 있는 인적 교류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매개로 가까워지고 있는 두 독재 정권 사이의 또 다른 정치적 제스처”라며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자국을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고립시키는 한편 북한 및 기타 독재국가들에 문을 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며 2020년 대통령선거 이후 해외로 망명해 벨라루스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있다.
앞서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은 23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인용해 벨라루스와 북한이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자 면제 협정에 조만간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협정 초안이 이미 마련됐으며 일부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만 남았다고 밝혔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비자 면제가 북한 군 관계자나 국가기관 연계 인사의 이동을 촉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정적인 평가를 피하면서도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적 협력을 고려할 때 북한·벨라루스·러시아 간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어떠한 메커니즘도 매우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벨라루스 영토를 이용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에 벨라루스 영토를 이용하도록 허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벨라루스·러시아의 연대가 일회성 외교 행보를 넘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우리는 분명히 우려스러운 흐름을 목격하고 있다. 이제는 독재자들이 이따금 함께 사진을 찍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루카셴코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우호 조약을 체결하고 대사관 개설을 결정했으며 현재는 비자 면제 여행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두 정권 모두 러시아와 긴밀히 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권은 벨라루스를 러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권위주의 블록에 점점 더 통합시키고 있다”며 “이는 벨라루스의 주권을 약화시킬 뿐 독립성을 강화하지는 않는다. 또한 우크라이나, 한국과 유럽에 추가적인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에는 벨라루스 정권과 공식적인 정치 교류를 제한하고 유럽연합(EU)과 보조를 맞춘 제재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한국은 이러한 움직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루카셴코 정권과 군산복합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기관을 겨냥한 압박은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벨라루스의 관여를 줄이고, 국내 탄압을 지속하는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루카셴코 정권과 벨라루스 국민을 구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루카셴코가 곧 벨라루스는 아니며 그의 정권도 영원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