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커스텀 HBM 공동설계 본격화 전망
주요 기업 4곳 HBM 요구량 최대 1000억Gb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의 축이 전송속도와 적층 단수에서 고객 맞춤형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 AI 가속기별 구조와 작업 특성에 맞춰 베이스다이와 인터페이스, 패키징 등을 최적화하는 ‘커스텀 HBM’이 차세대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고객 공동설계 역량 강화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반도체 학회 ‘핫칩스 2026’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커스텀 HBM에 첨단 로직 공정을 적용해 베이스다이를 시스템온칩(SoC)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AI 가속기 내부의 메모리 컨트롤러를 HBM 베이스다이로 옮겨 가속기 면적을 확보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다음 단계로는 온도·전압 등을 감지하는 센서와 자체 검사 기능을 넣고, 외부 메모리 연결과 일부 연산 기능까지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HBM4부터 베이스다이에 4나노 로직 공정을 적용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내부에서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27년부터는 고객별 요구에 맞춘 커스텀 HBM 샘플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HBM4 이후 주요 제품 방향으로 HBM4E와 커스텀 HBM을 제시했다. 고객의 AI 칩 구조와 작업 특성, 전력·발열 조건에 맞춰 베이스다이와 패키징 구조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까지 자체 기술을 활용해 베이스다이를 제작했지만 HBM4부터는 대만 TSMC의 첨단 로직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제한된 베이스다이 면적에 더 많은 기능을 넣어 고객별 성능과 전력 효율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의 통합을 최적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양사의 공통 고객이 제시하는 HBM 관련 요구에 공동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엔비디아는 맞춤형 칩을, 구글은 맞춤형 HBM을 원한다”며 “메모리는 더 이상 범용재가 아니며 메모리 칩의 위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HBM 확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8년 HBM 수요 계획은 브로드컴 350억~400억기가비트(Gb), 엔비디아 300억Gb, 구글 200억Gb, AMD 100억Gb로 집계됐다.
4개사의 요구량만 950억~1000억Gb로, 가트너 등 시장조사업체가 제시한 2028년 전체 HBM 시장 전망치 약 550억Gb의 1.7~1.8배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4E와 HBM5 시대로 넘어가는 2028년부터 고객별 AI 가속기 구조를 반영한 커스텀 HBM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가 AI 칩 개발 초기부터 고객과 설계를 조율하는 역량이 공급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