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권력 핵심부서 종전·확전 놓고 격론
페제시키안 ‘승리’ 발언은 양국 체면 살리기
美 경제 디데이, 협상보다 이란 맞대응 부를 것”

미국이 24일(현지시간) 이란 및 이란과 교역하는 국가를 겨냥한 고강도 경제 제재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향후 약 2주간 현재의 대치 구도가 이어진 뒤 협상 재개보다 상호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이란 관계 전문가인 트리타 파르시 퀸시책임국정연구소 공동설립자 겸 수석 부소장은 최근 본지와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앞으로 2주간 가장 가능성 큰 경로는 현상 유지”라며 “미국이 경제적 압박을 계속하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종전 양해각서(MOU)로 복귀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그 이후에는 협상 재개보다 사태가 격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1일 “우리가 힘과 존엄을 지니고 전 세계가 우리의 승리를 인정하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것이 낫다”며 공개적으로 종전을 촉구한 것에 대한 분석이다.

파르시 부소장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을 이란 지도부 전체의 확고한 입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이란 정계 내부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신뢰할 수 없고 미국이 MOU에 복귀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란이 전쟁을 계속하거나 오히려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반면 다른 한쪽은 장기화하는 분쟁이 이란을 파멸로 이끌 것을 우려하면서 비록 합의가 신뢰할 수 없다 하더라도 상황을 완화하는 편이 낫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종전을 주장하면서 ‘승리’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양측이 모두 체면을 살릴 수 있는 협상 공식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페제시키안 진영은 합의가 성사되려면 미국과 이란 모두 승리를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발언에 대해 “경제적 압박이 분명 배경의 일부”라면서도 “현재의 고통을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의미보다는 이란이 장기적으로 이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라고 짚었다.
다만 이러한 발언이 곧바로 협상 재개나 휴전,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단에 이란과 대화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제재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앞으로 약 2주간은 협상 재개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제3국을 포함하는 대이란 추가 경제 제재 공식 발표를 앞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이란에 ‘경제적 디데이(D-Day)’가 오고 있다”며 “적국을 상대로 지금까지 동원된 최대의 단일 금융 공격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앞서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지난 주말 국영방송을 통해 “경제전쟁이 계속되면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경제 제재 부과에 참여하는 어떠한 국가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강화는 협상 복귀보다 이란의 맞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제적 디데이’가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보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보복 악순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